김우정 <칼럼니스트>
어찌보면 애국충정이 넘쳐흐른다. 군원로, 전직외교관, 전직경찰총수, 종교계 지도자, 학자 등 지식인들이 하나 되어 외치는 구호마다 “결사반대”를 새김질하는 모습도 눈에 설지 않다.
‘전작권’ 환수반대 500만 서명운동을 주도하는 11개보수단체는 “언젠가는 전시 작전통제권을 단독행사 해야 하지만” 지금은 아니라는 것이다. “적어도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개혁•개방정책으로 나와 남북간의평화체제구축 의지를 분명히 할 때 논의해도 늦지 않다”며, 지금 ‘전작권 환수’ 운운함은 “국익을 저버리고 안보를 위험에 빠트리는 행위” 라는 것이다.(한국 13일자참조 )
여기까지라면 말이 된다. ‘전작권’ 환수가 한•미동맹해체로 이어지면 북한의 전쟁 도발의욕을 촉발하는 빌미가 되고 결국 전쟁을 불러들여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몽땅 잃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 워싱턴에서 들려오는 소식도 귀담아 들어야 한다. 한•미 정상 회담을 위해 워싱톤을 방문한 노무현 대통령은 곤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을 만나 “나와 부시대통령의 재임기간이 상당부분 겹치는데 이 기간 중에 한•미동맹의 재조정작업이 합리적인 방향으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라이스 장관 또한 “한•미동맹이 굳건한 상태(good shape)에 있다”며, “최근 수년간의 한미관계 변화는 동맹의 미래지향적인 현대화를 위한 것이며, 지금까지 해오던 속도로 성공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롭게 다지는 한•미관계를 본다.
어제도 그렇지만 오늘도 한•미관계는 군사동맹으로 하나 된 ‘우방중의 우방’이다. 다만 지난 50년여 동안 지탱해 오던 한•미동맹을 기축으로 한 한•미관계가 ‘미래지향적인 현대화’를 위한 발전적 변화 시기를 맞이한 것이다. 지구촌을 옥죄던 냉전체제가 붕괴되었다. 9.11사태 이후 테러와의 전쟁을 감당해야 할 미국이 변했다. ‘압축산업화’와 ‘압축민주화’로 북한과의“체제경쟁”에서 성공한 한국도 변했다. 햇볕정책으로 남•북관계가 변했고, 동구권과 러시아의 변화와 개혁개방으로 천지개벽을 자랑하는 중국을 보는 북한 또한 변했다. 문제라면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뿐이다. 이것 때문에 “전작권”환수를 반대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보다는 동맹관계의 변화를 추구하겠다는 미국정부의 확고한 의지를 먼저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들이 미국 군수뇌부가 말하는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좌지우지할 수 있겠는가. 우리가 주한미군이 몇만명이 되던 ‘붙박이군’으로 붙잡아 둘 수 있는가. 미국이지구촌관리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해외주둔군재배치 (GPR)’계획의 일점일획이라도 고치자고 말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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