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미연<주부>
정답고 따뜻한 이웃과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큰 행운일 것이다. 늘 행복을 누리며 산다고 생각했던 나는 얼마전 특별한 이웃을 만나게 되었다. 갑자기 스프링 쿨러가 고장이 난 어느날 집안에 있는 호스를 이용해 옆집 마당 잔디에 물을 주게 되었는데 울타리 없이 나란히 살고 있는 이웃 잔디가 누렇게 타들어 가고 있는 것이 안타까워 그 집 잔디까지 물을 주게 되었다.
파릇파릇한 우리집 잔디와 비교해 누렇게 타들어가듯 지쳐 있는 잔디가 자꾸 신경이 쓰였기에 혹시 잔디 주인이 너무 바쁘게 살다보니 신경 쓰지 못하고 있는 것 이라 생각해서 한 일이 었는데 저녁때 돌아온 옆집 아주머니는 몹시 불쾌한 반응을 보여 나의 마음을 혼란스럽게 하였다.
그 다음날 자신의 경계의 땅임을 경고하듯 양쪽 잔디 중간에 빽빽히 꽂혀 있는 빨간색 작은 깃발을 보게 되었고 그 빨간색 깃발은 마치 철의장막과 같은 느낌으로 다가왔다.
“아리가다이 메이야구” 즉 고마운 피해, 상대에게 이익을 준다고 행한 것이 오히려 상대에게 불쾌감을 준다는 일본 속담에 뜻이 있듯이 무조건 상대에게 호의를 베푸는 것보다 상대의 정서를 알고 지혜롭게 대처하라는 뜻이라 생각된다. 배려한다는 마음으로 행한 나의 행동이 타인의 재산을 무단 침입한 결과가 되었던 것일까?!
미국에 오래 살았던 어느 친구가 불편한 관계의 이웃을 위해 좋지 않은 감정이 생길 때마다 꽃 선물을 해 상대를 감동시키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늘 곁에 있어 무관심한 나의 이웃들에게 꾸준한 관심을 보일 때 비로소 따뜻한 이웃으로 다가온다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람 사는 이치는 똑같을 것이라 생각해본다.
내가 어렸을 때 우리 마을에 새로운 사람이 이사 오면 시루떡을 만들어 집집마다 돌려 나누어 먹고 인사를 다녔던 추억이 나에게는 있다. 특히 언어와 문화기 다른 미국 생활에서 정다운 이웃을 만나 교류를 갖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고 즐거움은 나누면 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반 이 된다는 속담이 있듯이 따뜻하게 지내던 이웃들이 그리워진다. 오늘도 빽빽히 꽂혀진 철의 장막으로 보이는 빨간 깃발을 바라보며 나의 마음이 전해져 우리잔디 밭의 통일을 빌어 본다. 나의 주위에는 길을 따라 물이 흐르듯 정답고 따뜻한 이웃이 더 많이 있는 것에 감사하며.
우리집 울타리에 고운 잎새가 질 때면 한국에 계신 부모님이 더 그리운 계절.이 가을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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