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년째 동양철학 탐구 모임
▶ 매년 산상모임 통해 자연속에서 열띤 토론도
“자연의 품에 안겨 노장을 논하다.”
동양철학을 탐구해온 동양정신문화연구회(회장 김면기) 회원 30여명이 지난 주말 웨스트 버지니아의 하퍼스페리를 찾았다.
남북전쟁의 격전지이자 당시의 모습을 타운 구석구석에 담아놓은 ‘민속촌’으로 유명한 하퍼스페리는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가을이면 온 타운이 단풍에 젖는다. 물질에 속박당하지 않고 정신의 자유를 추구하는 노장사상을 공부해온 이들에게 하퍼스페리는 머무는 것만으로도 장자가 설파한 자연과 인간의 문제에 한 발자국 더 접근하게 만든다.
동호회 성격의 단체가 10년이란 오랜 세월을 한 차례도 빠짐없이 매달 모여 ‘골치 아픈’ 동양철학을 공부한 것은 유례가 드물다. 더구나 특별한 조직이 있는 것도 아니고, 회비도 없이 지금까지 모임이 이어졌다. 필요할 때 십시일반 돈을 모으거나 뜻있는 이들의 기부금으로 경비를 충당했고, 회장과 재무, 총무 등 꼭 필요한 직책으로 임원진을 갖춘 것도 최근의 일이다.
이들이 산상모임을 가진 것은 4년전. 자연 속에서 좀 더 넉넉하게 토론하고자 시작한 모임이 연례 모임으로 정착되고, 이번에는 처음으로 1박 2일로 진행됐다.
28일 첫날 저녁 노영찬 교수(조지메이슨대 종교학)가 ‘종교간의 갈등과 대화’를 주제로 강연했다. 종교를 주제로 한 것도 이번이 처음. 노 교수는 10년간 이 모임에서 노장철학을 강의해왔다.
노 교수는 “한인들은 타종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타 종교에 대한 이해와 인정”을 강조했다.
노 교수는 “종교를 필요에 따라 이용하는 태도를 경계해야 한다”면서 “주관적 판단은 자기 절대화의 위험성을 내포하고, 지적 맹인을 만든다”고 우려했다.
8년째 이 모임에 참여하고 있는 김숙자 총무는 “노장 철학을 통해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배우고 있다”면서 “노 교수의 명강의에 어려운 철학이 쉽게 이해된다”고 말했다.
구수한 입담으로 모임을 주도하는 김면기 회장은 “한국 전통사상의 뿌리와 맥을 찾아나갈 것”이라며 “동포사회 가치관 형성에 기여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노 교수는 “서양사상과 동양사상의 뿌리를 연구하고, 고전 사상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한인들의 사상의 바탕을 형성하고 현대의 당면과제에 적용하려 한다”면서 “종교 및 현대사상으로 탐구 영역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성원은 주로 50대 이상이지만 열기는 청년에 못지 않으며, 남녀가 고루 참여하고 있다.
영양학 강사인 이은애씨는 “새로운 가치관을 정립해 나가면서 이를 실생활에 실천하게 돼 생활에 변화가 있고, 무엇보다도 진리를 깨닫는 희열이 대단하다”고 말했다.
연락처 (410)685-5522, (240)353-7026.
<박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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