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스푼이 맞는 세 번 째 겨울. 미국서 사는 한인들이야 특별한 월동 준비가 필요 없다지만 라티노 노동자들을 섬기는 굿스푼(대표 김재억 목사) 스탭과 봉사자들의 마음은 이맘때 쯤이면 괜히 스산해진다.
찬바람 맞으며, 때론 눈발 속에 거리 급식을 하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다. 살을 에는 듯한 바람을 차량으로 막고 음식을 나눠주다 보면 곱은 손 때문에 접시를 놓쳐 음식이 바닥에 내팽개쳐지고, 딱딱하게 굳은 밥을 먹는 라티노 형제들을 바라보는 봉사자들의 눈길은 안스러움으로 가득찬다.
“실내 장소만 있으면 더 알차게 급식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누구 도와주실 분 없을까요?”
보다 못해 김재억 목사와 이화종 총무이사가 본사를 내방, 한인들에게 도움을 호소했다. 늘 많은 후원자들과 봉사자들이 정성을 보내오고 있지만 황량한 날씨에 길거리에서 배식하는 일은 이제 없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봉사자들이 힘들어서가 아니라 라티노들에게 미안해서다. 지난 2년 반 동안 급식에 참여해 성구를 암송하는 라티노들의 숫자도 많이 늘었다.
도움을 요청하는 마당에 크고 좋은 시설을 가릴 처지는 아니지만 라티노 노동자들이 많이 거주하고 노동시장이 형성돼 있는 애난데일에 위치하면 더욱 좋겠다. 차가 없는 그들이 쉽게 걸어올 수 있어야 한다. 공간만 마련해 준다면 내부는 직접 고쳐서 사용할 용의도 있다.
김 목사는 “공간이 생기면 급식 외에도 야학과 어학강좌, 데이케어 등 다양한 방법으로 봉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도움을 받는 라티노들이나 한인들 모두 ‘윈-윈’하는 사랑 나눔”이라고 말했다.
굿스푼은 추수감사절인 23일부터 25일까지 와싱톤중앙장로교회 청년부, 중고등부, 빌립선교회 등의 지원을 받아 애난데일과 셜링턴에서 급식 봉사를 하며 26일에는 한빛지구촌교회가 방문할 계획이다.
또 굿스푼은 본보와 함께 연말 연시를 앞두고 불우이웃 돕기 캠페인을 본격적으로 전개할 예정이다.
문의 (703)256-0023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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