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 관보, 잡보, 영어광고 등 게재
당시의 문화, 생활상 고스란히 반영
한국 최초의 근대 신문인 한성순보가 한문전용으로 정부에서 1883년 발간한 신문이었다면 독립신문은 한글 전용으로 당시 민중을 위해 알기 쉬운 신문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일이었다.
서재필에 의해 창간된 독립신문은 가로 22 cm, 세로 33 cm의 국배판 정도 크기로 한글전용(독립신문) 3면, 영문판(The Independent) 1면 총 4면으로 편집됐으며 이번에 발굴된 면은 한글전용 독립신문 1, 2면이다.
‘매일권 독립신문’이란 신문명 아래‘조선 서울 건양 원년 십이월 팔일 화요일 한장 갑 오푼’이란 발행일자가 인쇄된 이 신문은 ‘원산 우례에 전희셩’에게 보내는 신문으로 받는 사람의 이름과 주소를 동네와 이름으로 간단히 표시하고 있어 한국의 근대사에 나타난 우편 발송방법을 엿볼 수 있다. 또한 신문에는 논설, 관보, 잡보, 영어 광고가 재재돼 있어 당시의 사회풍속과 초기 신문의 편집을 시카고에서 한눈에 볼 수 있어 한인이민사회의 귀중한 자료로 여겨지고 있다. 신문뿐만 아니라 신문에 붙어있는 우표역시 ‘일자첨쇄’ 시리즈인‘일자 첨쇄 도감 12B’로써 ‘이화우표 1원, 2원’, ‘흑색대한가쇄’등 구한국 우표 4종 중의 하나로 역사적 가치가 높아 우표 수집가들 사이에서는 고가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발굴된 신문에는 고종의 연호를 건양으로 표기하고 있다. 고종의 연호는 광무(光武)로 알려져 있으나 고종이 이 연호를 쓰기 시작한 것은 1897년 고종이 조선의 국호를 대한제국이라 칭하고 독립협회와 연합하여 칭제건원(稱帝建元)을 추진할 때부터이며 1896년에는 건양(建陽)이란 연호를 사용했다. 건양 또한 조선의 독자적인 연호이나 조선에 대한 청의 간섭을 배제하기 위해 일본의 입김이 작용하여 만들어진 연호이다. 덧붙여 1896년부터 조선은 태양력을 사용하기 시작했고 이를 반영하듯 신문의 발행일에 태양력 날짜를 명시하고 있다.
‘건양 원년 4월 7일 농상 공부 인가’라는 현재의 문공부 인가를 받은 이 독립신문에는 논설난에 ‘조선 사람들이 세계에 남만 못하지 안한 인종 이언마난 지금은 세계에 제일 잔약하고 제일 가난한 나라이다. 가난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정부 관리들이 백성 중에 혹 돈이 있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을 어떻게 몰던지 몰아 필경 그 사람이 그 재산을 다 잃게 하고 가끔 재물로 인해 패가망신 하는 사람이 많이 있으며 부자 사람이 가난한 사람만큼 편히 못 사는 사람이 많은 지라 그러한 즉 재물 모으고 싶은 생각이 적기도 하거니와 모을 수가 없다’라며 당시 관리들의 횡포를 개탄하는 내용을 자세히 적고 있다.
관보 난에는 ‘십이월 칠일 의성 군수 리병옥 림 군부를 조회 해 본즉 고성 지방에 관계된 바 고기 잡고 팔때에 무리를 선동해 요란함을 지어 범죄한 자를 공초해 보니 웅천군수 김두병과 간양 관리가 자기 욕심만 생각해 공사에 방해롭게 하야 이렇게 란을 지은 고로 면본관 하고 법부로 조법 증판하고 암행어사 리문내가 의성 군수 김락노를 봉고하기로 면봉관 경무청 총순 강종우 에 즉각 조치하기로 했다’라고 행정부에서 일어난 일을 알리고 있다.
또한 잡보에는 ‘지난날 남문 안 선허청에 돈 훔친 도적놈 일곱을 이달 육일 경무청 신문계 수단좋은 총순들과 벌술검들이 잡았다’는 기사와 함께 11개의 사건, 사고 소식을 자세히 전하고 있다.
신문 2 면에는 하단부에는 영어로 ‘서대문에서 도보로 10분 걸리는 3에이커 크기의 26칸 짜리 집의 방을 외국인들에게 렌트한다’라는 광고가 실려있어 당시 조선에 많은 서양인들이 머물고 있었음을 간접적으로 엿볼 수 있다.
<임명환 기자> 11/2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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