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청소년 10명 중 8명이 성장기에 정체성 혼돈을 겪고 있으며, 절반 이상이 자신에 대한 만족감이 없이 초기 우울증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워드카운티한인회(회장 송수)가 지난해 한인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설시한 생활 습관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2%가 자신의 정체성에 혼란을 겪고 있으며, 일부의 경우 한인임을 부끄러워한다고 답변했다. 스스로에 만족하지 못하고, 믿을 수 있는 사람도 없이 고립돼 있다고 느낀다는 응답자는 54%에 달했는데 우울증 초기에 해당하는 이 항목의 전국 평균은 15-20%여서 한인청소년들의 정신적 불안정이 2배 이상 높았다. 또 우울증에 해당하는 경우도 13%로 나타나, 전국 일반학생 5%보다 훨씬 높았다.
이 조사는 지난해 10-12월 한인교회를 중심으로 실시돼 13-17세 147명이 참여했다. 설문 문항은 존스합킨스대 전문팀과 공동으로 작성했으며, 콜럼비아재단에서 비용을 지원했다.
송수 회장은 “지난해 케어라인을 통해 들어오는 청소년문제 상담 내용이 마약, 인터넷 중독 등 문제가 심각해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한인청소년들의 행동에 관해 구체적으로 파악하고자 설문조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 조사에서 한인청소년들은 마약, 음주, 흡연 등의 비율은 일반 미국학생들에 비해 현저히 낮았으나 다른 학생과의 관계에서 나타나는 행동들은 약간 높거나 비슷해 사회적 교제에도 문제가 있음이 드러났다.
흡연, 마리화나, 정학, 교사 위협, 무기로 타인 위협 등의 항목에 대해 95% 이상이 경험이 없다고 응답했으며, 음주 경험도 88.4%가 없다고 밝혔다. 이와 달리 응답자의 23%가 싸운 경험이 있으며, 37%가 다른 학생을 폭행하려 위협한 바 있고, 58%가 사물을 다른 학생에게 던졌다.
결석을 부모에게 알리지 않는 경우도 22%로 5명 중 1명꼴이었고, 물건 훔친 경험도 31%였다. 또 시험 중 ‘컨닝’한 경험도 59%나 됐다.
설문조사를 주관한 조주희 코디네이터는 “응답자의 다수가 교회에 다니고 있어 일반 청소년보다 양호한 결과가 나왔지만, 일반적인 성향을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송 회장은 “이 조사에서 청소년들의 가치관이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올바른 인격 형성 및 가치관 개발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 회장은 “한인 청소년들이 건강하게 주체성을 확립하고, 한·미 문화 모두에 적응하도록 돕는 것이 목표”라며 “케어라인 담당자들과 교회 청소년담당자, 타관련단체 담당자. 학부모 등과 함께 위원회를 구성, 해결책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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