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많은 나라들이 자기들만의 독특한 문화와 양식을 가지고 있다. 겉으로 확연히 보여지는 외형적인 것들도 많지만 보이지 않게 잠재되어 있는 그들만의 내면의 성격들이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것들이 각 사람의 삶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개인의 성격을 형성하는데도 어느 정도는 영향을 끼치는 것 같다.
오늘은 우리 한국사람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성격 중의 하나인 정에 대해 생각해 보려고 한다. 학자들의 의견을 종합해 보자면 한국인의 정은 서양인의 사랑과 전혀 다르며 중국인이나 일본인이 사용하는 정이란 한자어와도 의미상으로 큰 차이가 있다. 한국인이 사용하는 정이란 말은 인간의 감정을 총칭하는 말도 아니요 인간의 감정 중 어느 하나를 특별히 꼬집어 지칭하는 말도 아니다.
그렇다면 정이란 무엇일까? 우리의 무의식 속에 잠재되어 한국인의 고유한 정서로 자리잡은 정은 딱히 뭐라고 설명할 수 없는 그 무엇인 것 같다. 우리의 마음 속에 흐르고 있는 “그 무엇”이라고 해야 할까? 어쨌든 이것은 우리의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토대가 되어 지금까지도 우리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자세히 살펴보면 우리의 주변 사람들, 부부 관계는 물론이거니와 가족이나 친구 그리고 이웃과 같은 가까운 사이는 모두 이 정이라고 하는 독특한 정서에 의하여 맺어지고 지켜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우리가 흔하게 말하고 듣게 되는 “미운 정, 고운 정”이라는 말은 우리의 복잡하고 미묘한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좋아야만 정이 들 것 같은데 미워도 정이 든다는 말이 참으로 아이러니하지만 이것이 우리 민족의 핏속에 흐르고 있는 따뜻한 마음일 것이다. 평생을 남편 때문에 고생하며 눈물로 한숨지으며 살으셨던 우리의 어머니들의 마음도 이런 게 아닐까. 또한 많은 이민자들의 삶 속에 섞여 살면서 이렇게 저렇게 듣는 이야기들이 때로는 마음을 훈훈하게 하지만 때로는 마음을 아프게 하는 건 이 정 때문이 아닐까? 그래서 조심스럽게 걱정이 된다.
같은 한국 사람들끼리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평생 한국 사람들과는 마주치며 살고싶지 않다는 굳은 마음까지 가지게 하는 건 정을 사랑하는 우리의 고유한 정서를 상실해감을 의미하는 것 같다. 낯설고 힘든 이민 생활 속에서 한국인으로서 자랑스럽게 우리만의 정을 주변의 사람들과 나눈다면 그 따스함이 바람에 씨앗이 흩날리듯 그렇게 조용히 퍼져나갈 것이다. 가슴 속 깊은 곳에서부터 우러나오는 이 아름다운 정의 마음이 갈수록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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