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석환목사(뉴욕새빛교회)
우리들의 삶 속에 가장 어려운 문제가 있다면 한마음으로 사는 일입니다. 한마음이라는 말은 초심과 같을 터인데 그러나 “내 마음 나도 모를 정도”로 찢겨지며 사는 게 인간사입니다. 더욱 자기가 속한 가정이나 사회나 단체에서 취하는 행동거지를 보면 제 마음을 간수하고 사는 사람인지 분간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일의 대표적 모습은 정치판에서 흔히 봅니다.
허나 어디 정치인들뿐입니까? 인정과 사랑으로 모였다는 동창회나 친목회나, 순수하다는 사회단체에서도 그런 마음은 얼마든지 보는 일입니다. 초심을 잃은 마음들의 표류입니다. 정직을 삶의 기준으로 삼고 산다는 신앙인들은 어떻습니까? 믿음을 도야하고 위로부터 주시는 말씀에 자신을 불태운다지만, 과연 교회 안에 함께 있다하여 한마음인지는 의문입니다. 어쩌면 이런 말을 한다는 사실 조차 불신자들 편에서는 가소롭기까지 할 일입니다. 가르치는 자나 받는 자나 마음이 수천수만 갈래로 갈라져서 하나님이 제일 싫어하시는 ‘탐심’과 ‘정욕’의 우상숭배가 교회 안에서 횡행하니 무슨 초심을 운위할 것입니까?
말세에 믿음을 볼 수 없다는 주님의 말씀은 말세에 제대로 된 ‘마음’을 보지 못한다는 것과 같습니다. 마음이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하니 믿음을 지킬만한 그릇도 없고 허한 기운만 그 마음을 사로잡아 사단의 계곡으로 추락시키고 마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비참한 곤충이 ‘불독개미’라고 철학자 쇼펜하우어는 말했습니다. 그 개미가 실제 곤충인지 상상의 곤충인지는 알 길이 없으나 인간을 교훈하고자 하는 뜻이 그 안에 있으니 그 의미를 새기면 유익한 일이 될 것입니다.
이 ‘불독 개미’는 머리와 꼬리가 서로 싸우노라 한순간도 평안을 누리지 못합니다. 몸을 갈라놓아도 머리와 꼬리의 싸움이 계속된다니 그 슬픔이 깊습니다. 꼬리는 머리를 휘감고 머리는 꼬리를 물어댑니다. 몸이 둘로 나뉜 상태에서도 무의미한 싸움을 계속합니다. 결국 머리와 꼬리는 서로의 공격을 받아 죽어버리고 만다는 결론입니다. 철학자는 말합니다. 한 인생의 삶 속에서도 이렇듯 자신을 다스리지 못하는 두 개, 세 개의 마음이 상충을 일으켜 자신을 파멸로 이끌어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아침에는 선을 추구하던 내가 저녁에는 악의 하수인이 됩니다. 지난 주일에는 하나님의 성전에 나가 새로운 믿음을 다짐했건만 오늘은 전혀 예측하지 못한 마음이 고개를 듭니다. 뜻하지 아니한 곳으로 나를 몰아갑니다. 문제는 그 예측하지 못했던 상황 앞에서 그 상황을 선택해야 하는 내 모습이 ‘찢겨진 마음’의 표본이라는 것입니다.
이재철목사님은 서울에서 교회를 개척하고 10년 만에 그 교회를 수천 명이 모이는 대교회로 성장시킨 분입니다. 그런데 그분은 교회를 처음 시작하면서 10년만 목회를 하고 그 교회를 사직한 다음 다른 일로 하나님을 섬기는 방법을 찾겠다고 결심했다는 것입니다. 10년이 되었습니다.
교회는 성장 부흥했습니다. 이 목사님의 목회전성기였습니다. 10년을 하고도 그만두지 않아도 뭐랄 사람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분은 초심 그대로 교회를 떠났고 지금은 아주 작은 교회에서 성경을 가르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누구나 다 이분처럼 할 수는 없습니다. 또 그런 스타일이 반드시 목회자의 마음을 지키는 일이라고 단언할 수도 없습니다. 요지는 처음 먹은 마음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는 말입니다. 사탄은 지금도 내 속에 있는 또 다른 나를 마치 ‘불독개미’처럼 두 마음이 서로 싸우도록 충동합니다.
마음이 갈라지고 갈라진 마음이 겉으로 나와 방황하는 인격체로 전락을 시킵니다. 추위를 털고 봄의 문을 여는 계절입니다. 이때에 하나님과 분리되었던 내 마음, 내 가정, 내 교회가 한마음이 되는 초심의 축복이 강하게 임하시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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