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범행 버지나아공대 참사로 부정적 여파 우려
33명의 목숨을 앗아간 버지니아 공대 총격 사건의 용의자가 한인 조승희 씨로 밝혀지면서 한인들의 이미지가 훼손, 자칫 일부 동포 및 유학생들이 이에 따른 심리적, 육체적 희생양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어린 학생들이나 현지 기업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유학생, 자영업주 등 타인종 주민들과 매일 접하는 위치에 있는 한인들은 당분간 주위 시선을 자의든, 타의든 전혀 의식하지 않을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어린 자녀들을 매일 학교로 내보내야 하는 한인 부모들은 특히 ‘아이들이 행여 상처를 입진 않을까’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네이퍼빌에 거주하는 린지 박씨는 7학년 딸과 4학년이 아들이 있는데 이런 일이 있으면 특히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다. 아까 전화를 해보니 둘이 산책을 갔다 온 모양인데 그것도 걱정이 된다. 아이들은 어리고 순수하니까 내심 급우들 사이에서는 무슨 일 있겠는가 싶더라도 혹시나 교사들에 의해 불이익을 당하진 않을까 우려가 된다며 그러나 특별히 당부해 줄 수 있는 말이 없어 그것이 더욱 안타깝다고 말했다. 서버브에 거주하는 김모씨는 대학과 고등학교에 다니는 두딸, 중학교에 다니는 아들이 있다. 조금전 대학생인 큰 딸에게는 전화를 걸어서 오늘은 기숙사 바깥으로 나가지 말라고 했다며 ‘큰일없을 것’이라는 딸의 목소리를 듣고 마음이 놓이긴 했지만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자녀들이 마음의 상처는 입지 않을까 우려가 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현지 기업에 다니는 직장인이나 타인종을 대상으로 자영업에 종사하는 한인들 또한 마음이 불편하기는 마찬가지다. 다운타운 미국직장에 다니는 이모씨는 주위 동료들이 직접적으로 표현은 하지 않겠지만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신경이 쓰이지 않을수 없다. 간혹 보신탕이라든지, 북핵 문제 등에 대해 질문을 하는 동료들이 있었는데 순수하게 토의를 하고 싶은 것이 느껴지면 괜찮지만 은근히 빈정대는 동료들과 대화를 할 때는 기분 상한 적도 있었다며 이번 사건과 관련해서는 아직 물어오는 동료들이 없었는데 앞으로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고 전했다. 시카고시 남부에서 미용재료상을 운영하는 한인업주는 타인종들이 한인들을 공격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했다. 옛날 LA 폭동 때는 애초 백인들의 과실이었는데도 한인들에게로 그 화살이 돌아왔다. 장사를 하면서 조금의 틈을 보여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흑인 고객들이 혹시 화가 나서 문제라도 일으키면 백인들까지 합세해 한인들을 공격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다소 앞서가는 추측을 내놓기도 했다.
총격 사건의 배경인 대학 캠퍼스에서 생활을 해야 하는 유학생들은 더욱 주위 시선에 신경이 쓰인다. 일리노이주립대 (어바나 샴페인)에 대학원 과정에 재학중인 최근석씨는 아직까지 별다르게 사건 이야기를 꺼내는 학생들은 없지만 당분간 불필요한 외출을 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은 든다. 시비라는 것은 사소한 계기때문에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스스로가 조심을 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웅진 기자 4/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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