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E요원 60여명, 위조신분증 조직 단속 명목
“선량주민도 범죄자 취급했다”항의 시위도
연방이민세관단속국(ICE)이 24일 불법 ID 거래의 온상지로 지목되고 있는 시카고시 남부 26번가 소재‘리틀빌리지 디스카운트 몰(Little Village Discount Mall)’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단속을 벌였다. 그러나 지역주민들은 당국의 이같은 행위가 오는 5월 1일 다운타운에서의 대규모 시위를 앞두고 있는 이민자들에 대한 ICE의 경고성 단속이라며 항의시위를 벌였다.
25일자 시카고 트리뷴지 및 주요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ICE요원 60여명은 이날 중서부내 가장 큰 히스패닉 타운 중 한 곳인 26번가 소재 리틀 빌리지 디스카운트 몰을 급습, 몰로 향하는 방문객들 및 몰 안에 있던 샤핑객 150여명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조사를 벌였다. 관계자에 따르면 ICE의 이번 단속은 시카고시에서 횡행하고 있는 신분증 불법 거래 범죄를 척결하기 위한 것으로, ICE측은 디스카운트 몰이 이같은 범죄의 온상지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 지난 1년간 내사를 벌여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ICE측은 이 같은 ID 불법거래가 불법체류자들이 자신의 신분을 위장하기 위한 수단으로 도용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ICE는 이날 작전을 통해 16명을 체포했다.
그러나 이같은 단속 소식을 접한 지역주민 300여명은 26번가와 알바니길이 만나는 지점에 모여 급습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어느 누구도 불체자는 아니다’라고 적힌 피켓 등을 들고 나타난 시위대는‘이민 범죄를 대상으로 조사를 벌일 수는 있지만 그 방법이 잘못됐다는 것’과 ‘ICE의 이번 단속이 오는 5월 1일 데일리 플라자에서 대규모 시위를 앞두고 있는 이민 단체의 움직임을 위축시키기 위한 사전 포석이 아니냐’고 주장했다.
몰에 신발을 사러 들어갔다가 당국 요원들과 부딪힌 발타자 엔리쿠에즈(27)씨는 “60여명의 ICE 요원들은 자신들이 찾고 있는 이들의 사진을 들고 비슷하다고 생각되는 사람이면 누구나 벽에 세워 놓고 조사를 벌였다. 그러나 솔직히 라티노라면 누구나 조사 대상이 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몰의 직원인 마리졸 인이부에즈씨는“단속 요원들은 총을 겨누며, 화장실 문을 박차고 들어가기도 했다”며 “그들은 한마디로 우리를 범죄자로 취급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대다수의 주민들도“이민 범죄를 단속하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그 방법이 잘못됐다. 아이들이 뛰어 놀고, 사람들이 다니는 백주 대낮에 총을 들고 단속에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입을 모았다. 박웅진 기자
사진: 라틴계 주민들이 ICE의 거친 단속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4/2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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