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한국인 또는 황인종으로 태어난 것은 이미 이루어진 것이다. 내가 백인으로 또는 흑인으로 태어났기를 바라는 것이나 한국이 아닌 유럽에서 태어났기를 바라는 것은 이루어질 수 없는 소망이다. 어찌 보면 하늘의 뜻이고 내 삶의 바꿀 수 없는 운명이다.
그것뿐만이 아니다. 나는 키가 작은 부모님에게서 태어나 키가 작을 수밖에 없다거나 머리가 별로 좋지 못한 부모에게서 태어나 머리가 좋지 않을 수 있다. 어찌 보면 우리의 삶의 거의 50% 이상은 우리가 세상에 나오기 전에 이미 정해져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얼굴이 예쁘다든가 노래를 잘 한다든가 그림을 잘 그린다든가 거의 모든 것이 타고 난다는 생각이 든다.
하물며 어떤 부모님을 만나는가에 따라 이미 태어날 때부터 갑부거나 아니면 아프리카의 가난한 아이일 수 있다.
생각해보면 참으로 불공평한 세상이요 불공평한 하나님이다. 무슨 죄가 있어 이라크의 아이들로 태어나 어린 나이에 폭탄을 맞아 팔다리가 잘리고 생명을 잃어야 하는가? 무슨 인연으로 아프리카에 태어나 태어나자마자부터 굶주림에 시달려야 하는가? 하나님이 만약 눈앞에 계신다면 ‘욕’이라도 내뱉으면서 저주를 할 인생일 것 같다.
정말 하나님은 공평하신가? 이라크 전쟁에 참가한 상당수의 미군들이 평소에 믿었던 하나님을 믿지 않게 되는 이유가 이런 인생의 불공평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만약 하나님이 계신다면 아무 죄 없는 그들에게 그처럼 처참한 불행을 줄 수는 없을 거라는 생각 때문에 그들은 하나님의 존재에 대하여 회의를 한다고 본다.
이미 운명적으로 태어난 것도 많지만 또한 살아가면서 내가 이루어갈 수 있는 것 역시 적지 않다. 비록 키가 작지만 노력하여 운동선수가 될 수 있고 머리가 썩 좋지 않지만 노력하여 공부를 잘 할 수 있다. 자폐증에 걸려 남과 어울리기도 힘들게 태어나도 달리기를 하여 꿈을 이루는 소년이 있다. 양 다리가 없어도 굴하지 않고 자신을 단련하여 누구보다도 자신 있게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아름다운 얼굴에 팔다리 모두 성하게 태어났어도 먹고 싶은 대로 먹고 놀고 싶은 대로 놀아 엄청난 비만에 시달리는 수많은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너무 먹어 당뇨가 걸리고 그리고 당뇨의 합병증으로 다리를 절단 하는 사람도 있다.
가난한 아프리카에 태어났다고 반드시 좌절과 삶의 불행만 있는 것이 아니다. 거기에도 아름다운 사랑이 있고 삶의 행복이 있다. 거기에도 봄이면 꽃이 피고 여름이면 숲이 우거지며 가을이면 푸르른 하늘이 있다. 저녁이면 아름다운 별들이 흐드러지게 하늘을 장식하여 가난한 사람들의 마음에 보석을 심어준다.
과연 누가 행복한가? 이미 이루어진 자가 행복한가? 아니면 스스로 이루는 자가 행복한가?
공자님의 ‘중용’에는 인간의 살아가는 자세에 대해 이렇게 얘기한다. ‘이미 이루어진 것은 하늘의 뜻이요(誠也 天之道) 이루어가는 것은 사람의 도리(成也 人之道)’라고 했다. 즉 하늘은 이미 이루어 놓았지만 인간의 살아가는 도리는 완성을 향해 스스로 이루어가는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인간의 살아가는 도리는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것 이라고 했다. 비록 가난하다거나 자신의 능력이 부족하다고 해도 그것을 불평하지 말고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이 바로 사람의 도리라고 했다. 주어진 조건과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바로 인생을 행복하게 살아가는 비결이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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