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소사이어티는 한국·중국·일본 등 동북아시아뿐만 아니라 동남아, 인도, 중동 지역 등 전 아시아 대륙의 문화와 유산, 역사, 정치 등 전 분야를 다루는 광범위한 비영리 단체입니다. 한인으로는 유일하게 문화 프로그램 디렉터로 발탁된 만큼 최선을 다해 아시아 소사이어티의 명성을 이어 나가겠습니다”.
헬렌 고(44·한국명 고형인) 씨는 지난달 7일 맨하탄 파크 애비뉴 선상 70가에 위치한 아시아 소사이어티 문화 프로그램(Cultural Programs) 디렉터로 취임했다. 고 디렉터는 현재 아시아 소사이어티 뉴욕 사무실의 프로그램 분야에서 유일한 한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아시아 소사이어티의 문화 프로그램은 문화와 공연예술 두 분야로 나뉘는데 이 가운데 공연예술은 레이첼 쿠퍼 디렉터가, 문화는 고 디렉터가 담당하고 있다.아시아 소사이어티는 아시아와 미국의 이해관계를 돕기 위해서라는 목적으로 존 D. 라커펠러가 지난 1956년 설립한 뒤 뉴욕뿐만 아니라 샌프란시스코, LA, 텍사스, 워싱턴 D.C., 홍콩, 상해, 필리핀, 뭄바이, 오스트랄아시아 등 미국과 전 세계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영향력 있는 비영리 단체이다.
고 디렉터는 아시아 소사이어티에서 앞으로 영화 상영, 문학작품 강연회, 각종 전시회, 세미나, 컨퍼런스, 출판 등의 모든 업무를 관리하게 된다.
그는 “아시아 소사이어티가 다양한 아시아 국가의 문화를 반영해야 하기 때문에 앞으로 한국 관련 프로그램을 많이 실시하겠다는 장담은 못하지만 그래도 미 주류사회에 한국 문화를 알리는 데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4세 때 사업가인 아버지와 전문의인 어머니를 따라 미국에 온 그는 휴스턴, 뉴올리언스, 뉴욕 등 다양한 지역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다. 명문 컬럼비아 대학교 버나드 칼리지에서 일본 학을 전공한 후 시카고 대학에서 동아시아 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한국 문학과 역사를 전공하고 싶었으나 그가 대학교에 재학하던 시절만 해도 한국학으로 분류된 학과가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가장 근접하게 선택한 학과가 일본 또는 동아시아학이었다.한국학에 대한 관심은 대학 재학 시절에 풀브라이트 장학생으로 연세대학교에서 한국 문학을 공부하며 충족시켰다.
박사 학위를 취득한 다음에는 아이비리그인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방문 보조 교수(Visiting Assistant Professor)로 3년 간 재직했다. 당시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그는 한국 영화 코스를 처음으로 제안, 가르쳤다. 영화에 대한 관심은 시카고 대학교 시절에 영화 이론(Film Theory)을 배우면서 처음 생겼다고. 이후 코리아 소사이어티에서 짧은 기간 일하며 한국 영화와 문학 프로그램을 담당하기도 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아시아 소사이어티 51년 역사에서 문화 프로그램을 담당하게 된 유일한 한인일 것”이라고 조심스레 말을 꺼내는 그는 앞으로 한국 문화 프로그램을 포함해 아시아 각국의 다채로운 문화와 역사를 다양한 방식으로 주류사회에 소개하겠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고 디렉터는 중국 철학을 강의하는 남편 에스카 몰가드 씨와 함께 브루클린에 거주하고 있다.
<김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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