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기목사(제자교회)
오늘날을 디자인혁명의 시대라고 부르는 분들이 있다. 예전에는 어떤 제품이 완성된 후에 그 제품에 맞게 디자인을 했다고 한다면 이제는 디자인을 먼저 완성시킨 후 그것에 맞추어 제품을 만드는 시대가 온 것이다. 디자인은 제품을 만드는 기술을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연구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단순히 이득만을 위하여 기업을 하던 시대는 지났다는 말로 이해해버리기에는 무엇인가 많은 의미를 던지고 있는 말이다.
한 사람의 그리스도인으로 교회가 무엇 하는 곳이냐 라고 묻는 질문에 흔쾌히 답을 하지 못하는 고민을 갖고 있다면 우스꽝스러운 말로 들릴 것이다. 그러나 사실이다. 정답은 분명히 있는데 그 답을 세상이 신뢰하지 않는다는데 고민이 있다. 우리가 흔히 혼동하는 말이 효율적이냐(efficient)와 효과적이냐(effective)라는 말이다. 효율적이라는 말은 불필요한 노력을 최소화하면서 최대한의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나 수단을 뜻한
다. 반면에 효과적이라는 것은 의도하던 혹은 기대하던 효과를 얻는다는 말로서 목적이나 결과에 초점을 둔 말이다. 곧 어떻게 하면 목적하던 것을 올바로 이룰 수 있느냐는 말이 효과적이라는 말이 된다. 그렇다면 교회는 효과적인 것을 위한 기관인가? 아니면 효율적인 일을 하기 위한 기관인가?
교회는 효율적인 일을 위한 기관이 아니라 효과적인 삶을 살아내는 사람을 만드는 기관이어야 한다고 믿는다. 교회가 세상에 보여주어야 할 것은 일을 잘하는 모습(doing thing right)이 아니라 해야 할 일을 하는(doing the right thing) 사람이다. 교회는 일과 성취를 보여주는 곳이 아니라 예수를 닮은 사람을 보여주는 곳이어야 한다. 오늘날 교회가 권위와 신용을 잃어버린 것은 전도를 못해서도, 좋은 프로그램이 없어서도, 좋은 시설이 없어서도 아니다. 사람이 없어서일 것이다. 세상에서 찾아 볼 수 없는 인생의 가치와 목적을 보여주고 살아가는 사람이 교회 안에 많지 않다. 교회 안에 신자들은 넘쳐나는데 세상 속에 그리스도의 사람들이 너무 적다. 예수를 이용해서 세상의 성공을 이루려는 신자들은 있지만 예수를 닮은 사람은 흔치 않다. 신앙은 예수를 위해 사는 것도 아니라 예수가 내 안에서 나의 주인으로 사는 것이다.(Stop trying to live for Jesus, let Him live through you!) 이렇게 사는 사람을 만드는 곳이 교회이어야 한다.
소설 ‘상도’에서 작가는 “장사란 이문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남기는 것”이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긴다. 건물을 남기고, 효율적인 프로그램을 남기고, 위대한 성취를 남기는 곳이기보다는 그리스도를 닮은 사람을 남기는 곳이 교회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회는 일을 하는 곳이 아니라 사람을 남기는 곳이어야 할 것이다.세상이 빠르게 변화되어 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교회의 정체성을 다시 회복해야 한다는 절실함을 갖게 된다. 신앙의 테크닉을 습득시키는 곳이 아니라 예수의 성품과 인격을 닮은 사람이 넘쳐나는 교회를 상상해 보면서 지금 화려한 꽃과 같은 곳이 아니라 할지라도 그 꽃이 진 후에도 남아 있는 열매와 같은 사람들이 넘쳐나는 교회의 모습을 위하여 오늘도 뛰어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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