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전쟁의 상처로 고통받고 있는 이라크가 사우디 아라비아를 꺾고 사상 처음으로 아시아축구 정상에 올랐다.
이라크는 29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글로라 붕카르노 경기장에서 열린 2007 아시안컵 결승에서 후반 26분 주전 스트라이커 유니스 마무드의 결승골로 강호 사우디를 1-0으로 꺾고 처음으로 대회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준결승에서 승부차기 끝에 4-3으로 승리하며 47년 만에 우승에 도전한 한국을 무릎꿇린 이라크는 이란, 일본과 함께 대회 최다(3회) 우승 기록을 갖고 있던 사우디마저 제압하고 첫 우승을 차지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우승을 확정짓는 결승포를 터트린 유니스는 이날 침묵한 사우디의 야세르 알 카타니와 일본의 다카하라 나오히로와 나란히 이번 대회 최다인 4골을 기록하며 강력한 최우수선수(MVP) 후보가 됐다.
이라크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61위 사우디(이라크 80위)에 뒤지지만 12승6무6패로 앞서는 역대 맞대결 전적이 말해주듯 시종 자신감 넘치는 경기를 펼쳤다.
전반 8분 유니스의 오버헤드킥으로 기선을 제압한 뒤 공격 주도권을 쥐고 사우디를 몰아가기 시작했다.
전반 28분에는 카라르 무하메드가 개인기로 상대 수비를 따돌리고 페널티지역 오른쪽으로 파고 들어간 뒤 날린 슈팅이 골키퍼에게 걸렸다. 카라르가 전반 40분과 42분 날린 두 차례 슈팅도 골키퍼에 잡히거나 골대를 살짝 빗겨갔다.
반면 사우디는 이라크의 투지 넘친 플레이에 말려 이렇다할 득점 기회 한번 잡지 못했다.
후반 들어서도 이라크의 공세는 멈추지 않았다.
후반 16분 사우디 타이시르 알 자심의 슈팅을 골키퍼의 선방으로 막아 낸 뒤 바로 1분 만에 유니스와 나샤트가 잇따른 슈팅을 날렸지만 또 다시 상대 골키퍼에 걸렸다.
결국 후반 26분 이라크의 우승을 알리는 골이 터졌다. 하와르 타헤르가 상대 오른쪽에서 올린 코너킥 이 골키퍼 키를 넘어가자 유니스가 골 지역 왼쪽으로 달려들며 머리로 꽂아 넣었다.
리드를 빼앗긴 사우디는 뒤늦게 반격에 나섰다. 하지만 오히려 이라크에 역습을 허용하며 추가 실점 위기만 맞다 결국 대회 네 번째 우승 꿈을 접었다.
hosu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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