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차기에서 일본을 꺾은 한국선수들이 관중석 팬들의 박수에 답하고 있다.
또 승부차기서 이겨 아시안컵 3위… 이라크 우승
체력의 한계를 정신력과 투혼으로 이겨내면서 한국 축구대표팀이 ‘숙적’ 일본을 승부차기로 꺾고 2007 아시안컵축구 3-4위전에서 승리했다.
핌 베어벡 감독이 이끄는 태극전사들의 이날 승리는 불굴의 정신력을 또 한번 증명해준 120분의 드라마였다.
한국은 전반 시작과 함께 오범석과 김두현의 예리한 외곽포를 앞세워 일본의 예봉을 꺾으려 했지만 두 경기나 120분 연장 혈투를 치른 탓에 금세 체력적인 한계상황에 도달했다.
반면 일본은 나카무라 순스케의 날카로운 찔러주기 패스를 앞세운 다카하라 나오히로의 저돌적인 돌파를 통해 한국의 문전을 위협했고, 그 때마다 한국의 ‘젊은’ 포백(4-back)과 ‘베테랑’ 이운재(수원)는 몸을 날린 수비로 위기를 넘어갔다.
태극전사들의 승리의지에 결정적으로 찬물을 끼얹은 것은 후반 11분 강민수의 퇴장이었다.
이미 전반에 옐로카드를 받았던 강민수는 고의적인 파울로 또 한 장의 옐로카드를 받아 경기장을 떠나야했고, 판정에 항의하던 베어벡 감독과 홍명보 코치, 코사 골키퍼 코치까지 덩달아 그라운드 밖으로 내쫓기는 사상 초유의 사태로 번졌다.
선장도 조타수도 자리를 비운 상황에서 선장대행으로 나선 압신 고트비 코치와 태극전사 10명은 ‘결코 질 수 없다’는 극한의 정신력과 더 이상 한국 축구의 자존심을 무너뜨릴 수 없다는 투혼을 불사르기 시작했다.
두 차례 연속 연장 승부로 체력이 이미 소진된 태극전사들은 일본의 파상공세를 온몸으로 막아냈고, 매번 공세가 끝날 때마다 선수 두 세 명이 쥐가 내리는 허벅지와 종아리를 부여잡고 경기장에 쓰러졌다.
120분 연장 승부가 지나고 승부차기에 들어가자 초조해진 것은 일본이었다. 이미 정신력에서 한국에 뒤졌던 일본은 자신감을 잃은 모습이 역력했다.
필승에 대한 정신력으로 승부차기에 나선 6명의 태극전사들은 한 번의 실수도 없이 모두 골을 성공시켰고, 후배들의 정확한 킥에 자신감을 얻은 이운재는 일본의 마지막 키커 하뉴 나오다케의 슛을 막아내 극본 없는 한 여름밤의 120분 드라마를 ‘해피엔딩’으로 끝냈다.
<백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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