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자의 나라 우리 조선의 딸들과 중국과 필리핀 여성 수십만을 강제 납치해 집단적으로 능욕한 일제의 역사적 만행을 태평양전쟁 종전 62년이 다 되도록 부인하던 일본이 엊그제 미국 연방의회의 HR121결의안 통과로 세계의 창에 그 야만의 실상과 부인의 추한 허상이 크게 부각되어 규탄을 받았다.
조선의 여인들에게는 정조가 생명인 점을 감안하면 일제의 만행은 수십만의 꽃다운 생명을 집단학살 한 것에 다름 아니며, 이들 당사자들의 가족이 당한 통한과 가정의 파탄을 종합하면 그 피해는 가위 수백만에 이른 대재난이었다. 그 것은 단순히 어느 특정 피해자나, 피해를 당한 어느 한 집단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며 인간의 존엄을 근본적으로 파괴하는 반인륜적 범죄였다.
이 결의안 통과는 우리 민족사에 하나의 기념비적인 사건이었다. 피해자들이 이 문제를 벙어리 냉가슴 앓듯 ‘침묵’하다가 1992년 처음 이슈화되자 지난 15년 동안 인권운동으로 꾸준히 펼쳐온 재미 한인단체들의 집요한 노력의 산물이라는 데 있다. 극히 미약해 보이던 이들 민초들의 정성과 노력이 마치 계란으로 바위를 깨는 ‘의외성’을 보여 세계의 초강국 미국의 정치를 움직인 것이다.
결의안 통과 직후 이 할머니는 회견에서 한을 풀어줘서 고맙다며 일본은 내 앞에 무릎을 꿇고 사과하고 법적인 배상을 하라고 격양된 어조로 일본을 성토했다. 일본은 이제 무엇보다 먼저 이 할머니의 통한의 절규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미국 의회에서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들이 당의 차원을 넘어서서 이렇게 한 목소리를 내는 예외를 보인 것은 바로 일본의 사악한 역사부정에 대한 공통적 인식 때문일 것이다.
한 피해자의 인생파탄이 어떤 것인지 본 기자가 직접 취재한 슬프디 슬픈 한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1993년 2월3일 밤 서울 국립의료원 521호실에서는 무의탁의 한 할머니가 숨을 거두고 있었다. 향년 70세인 한정숙 할머니의 사망원인은 매독과 유방암 합병증. 그녀는 일본군 종군위안부, 세칭 정신대라는 전력을 가지고 있었다.
1923년 경기도 강화에서 태어난 그녀는 16세인 1939년 황해도 해주에서 일본군에 끌려가 만주 하얼빈에서 종군위안부가 되었다. 해방 후 해주로 돌아왔으나 가족들이 “세상 창피해서” 그녀를 받아주지 않아 6.25 때 월남, 경북 영덕의 한 바닷가에서 미역을 뜯으며 30년을 혼자 살았다.
1980년 사람이 그립고 고향이 그리워 강화를 찾아간 그녀는 간첩으로 오인 받아 두 번이나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았다. 1985년 다시 공주 계룡산 밑 외딴 집으로 이사, 혼자 나물을 캐며 살다 유방암에 걸려 1991년 유방암 수술을 받았다. 매독으로 인한 합병증이었지만 의사에게 자신이 종군위안부였다는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 이듬해 10월 암이 다시 재발, 4개월 만에 그녀는 한 많은 일생을 마감한 것이다.
일제의 종군위안부로 끌려가 꽃다운 젊음을 유린당하고 인간으로서, 그리고 여성으로서 누려야 할 삶의 기쁨과 보람 전부를 박탈당한 한 조선 여성의 일생이다. 일제의 만행이 한 여성의 삶을 송두리째 삼킨 참담한 모습이다. 20여 만의 종군위안부가 당한 참담한 삶이 이 예화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 결의안 통과가 과거의 역사적 과오에 인질로, 그리고 그 과거사의 질곡에 묶여있는 일본이 스스로 양심적 해방의 길을 찾은 전기가 되기를 바란다.
Editor.US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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