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요지경 속이다. 청와대 정책실장 변양균 씨가 가짜 박사 신정아 씨를 감싸고돈다는 보도에 발끈하던 노무현 대통령이 신정아 씨의 오피스텔에서 나온 이메일과 변 씨가 신 씨에게 선물한 명품 목걸이에 대한 보고를 받고 변 씨의 사직서를 수락한 것이 며칠 전이었다. 그런 바로 다음날 대통령 부인이 변 씨 부인을 위로하는 오찬을 청와대세서 가졌다는 것이다. 신정아 씨의 가짜 학력을 폭로해서 이 사건의 기폭제가 되다시피 한 어떤 스님이 변 씨는 깃털일 뿐 몸통이 아닐 거라고 공언했었는데 말이다.
58세의 기혼 남자와 35세의 미혼 여성과의 짙은 내용의 전자우편 교환은 애당초 불륜의 냄새를 풍긴다. 더구나 신 씨가 성곡 미술관 등의 학예사로 있으면서 성공적으로 일구어냈다는 유명 전시회들에 큰 기업들이 기부를 한 것이 기획예산처의 차관과 장관을 차례로 역임했다가 청와대로 들어왔던 변 씨의 입김 때문이었다면 애인을 돌보기 위한 권력남용이다. 또 이미 신 씨가 예일대 박사학위를 받았다는 이력서가 가짜라는 말이 나돌던 가운데도 신 씨가 동국대 조교수로 발탁된 이면에 변 씨가 동국대에 대한 정부 지원을 운운했다는 보도가 참이라면 그는 정부 돈을 이용하여 첩을 먹여 살리려는 고도의 간접 묘책을 꾸민 탁월한 머리의 소유자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광주의 국제 미술전 비엔날레 총감독으로 신 씨가 워낙 후보자 명단에도 없었음에도 전격 발탁되게 했던 데서도 변 씨의 술수를 볼 수 있다.
그러니까 크레딧 카드조차 쓸 수 없는 신용불량자면서도 신 씨는 BMW를 몰고 다닐 수 있었고 월세가 200만원이라는 고급 오피스텔에 거할 수 있었을 것이다. 과천에 자택이 있다는 변 씨가 서울서 상주하는 고급 콘도 단지에 가까운 곳이었고 또 동국대의 전 총장도 같은 오피스텔에 입주했었다니까 더욱 요지경 속이다. 변 씨가 깃털이라면 몸통이 누구일지 소설보다 흥미있는 사실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성풍속도는 많이 변했다. 남성 위주의 사회에서는 영웅호색, 군왕무치 등의 표현으로 대표되는 남성들의 여성편력이 다반사였다. 자금성의 4천 궁녀가 전형적인 예일 것이다. 물론 여성들에게서는 정조가 요구되었다. 20세기의 양차 대전을 뒤이은 여성해방운동은 정치, 경제, 문화 등 여러 분야에서의 남녀평등을 일구어낸 반면 남자들의 부도덕을 여자들도 본받는 성해방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도덕 윤리를 가르친다는 종교 교직자들의 어린이들에 대한 성폭행 등의 끔찍한 부도덕 행위들은 사회의 성도덕 문란에 더욱 기름을 붓는 꼴이 되었다. 동성애자들의 결혼까지도 교회에서 허용하는 상황이라 성도덕의 타락은 더욱 심각해졌다. 그리고 남자들만 아니라 여자들도 뻔뻔스러워졌다. 찰스 왕세자가 바람을 피우니까 다이애나 세자비가 승마교사와 맞바람을 피워 간통이란 단어가 신문에 실리자 어린 아들이 “엄마, 간통이 뭐야?”라고 질문하는 세상이 되었다. 젊은 여성들도 대담해졌다. 자기 아버지뻘 되는 회장님의 비서를 하다가 아주 소실 비슷이 되어 조강지처 본부인에게 “당신이 남편을 만족시켜주지 못할 바에야 이혼을 해 달라”고 강요했다는 이야기를 직간접으로 들은 적이 있다. 신정아 씨도 변 씨를 자기 출세의 도구로 이용하려 했던 소위 꽃뱀이었는지도 알 수 없다.
혼탁한 사회에도 도덕의 정도를 걷는 예외는 항상 있다. 남자들의 외도가 당연시되던 18세기에도 미국의 제2대 대통령 존 아담스의 부인에 대한 사랑은 일편단심이었다. 트루만 대통령도 2차대전 종결을 위한 포츠담 회담에 참가 중 어떤 대위가 “객고를 푸시라”는 식의 제안을 한 것을 일축했을 정도로 자기 부인에게 충실했다. 사실 성경에 의하면 도덕적인 순결은 구원과도 관계가 있다. “불의한 자가 하나님의 나라를 유업으로 받지 못할 줄을 알지 못하느냐… 우상숭배자나 간음한 자나… 남색하는 자나 도적이나… 토색하는 자들은 하나님의 나라를 유업으로 받지 못하리라”(고린도전서 6: 9,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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