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온 후 땅이 굳는 것처럼 그날의 아픔이 아름다운 열매로 승화될 것 같습니다. 챨스 스티거 총장 등 버지니아 텍 관계자들과 우호를 다지고 왔습니다.”
남가주한인교회협의회(회장 박종대 목사) 임원들과 함께 25일 버지니아텍에 성금 7만여달러를 전달하고 온 워싱턴한인교회협의회 대표자들은 “지난 4월에 발생한 한인학생 조승희 총격 사건이 뜻밖의 결과들을 낳고 있다”고 말했다.
우선 이번 성금이 한인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사용된다는 점이 그 첫 번째다.
아무 잘못이 없으면서도 같은 한인이라는 생각에 심리적으로 위축돼 있을 수 있는 한인학생 600여명을 격려하고 지원하는 차원에서 이번 성금은 아주 적절했다는 자체 평가다. 워싱턴 교회협 총무 김양일 목사는 “남가주교회협과 상의해 이번 성금을 장학 기금으로 사용하자고 의견을 모은 뒤 학교 측에 뜻을 전했더니 흔쾌히 동의해줬다”고 말했다. 대학 측은 이미 전국에서 모아진 700만달러 상당의 추모 기금을 확보하고 있어 이번 성금을 한인학생을 위한 장학금으로 사용하기에 그리 부담이 안됐을 것으로 추측된다.
두 번째 좋은 결과는 각 지역 한인 교계와의 연합.
멀리 남가주와 라스베가스, 시카고 등 타 지역에 위치한 한인교회들도 버지니아에서 일어난 총격 사건이 전혀 남의 일 같지 않았기에 5만여달러를 모아 보낼 수 있었고, 이러한 관심과 정성은 한인 교계를 하나로 묶는 계기를 만들고 있다.
김성도 목사는 “이번 사건은 우리가 아픔을 같이 할 수 있는 동포임을 확인시켰다”며 “각 지역 교회협 차원에서 앞으로 보다 활발한 교류와 협력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남가주교회협은 교계 대표 단체들을 전국 조직으로 묶는 작업을 벌일 예정이며 빠르면 내년 초 쯤 캘리포니아에서 각 지역 회장단이 모이는 행사를 개최하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워싱턴 교회협은 참사 소식이 전해지자 마자 추모 기도회를 개최해 커뮤니티를 결속시키고 교회들은 금식기도회를 자청해 여는 등 적절한 대응으로 성숙한 한인사회를 만들어가는데 일조하기도 했다.
버지니아텍 사건으로 한인 이민사회가 겪고 있는 청소년 문제의 심각성을 다시 깨닫게 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배현수 목사는 “교회협 차원에서 보다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청소년 상담 사역을 전개할 필요가 생겼다”며 교계와 한인사회가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주길 당부했다.
VA텍 2차 모금에는 와싱톤중앙장로교회, 메릴랜드제일장로교회, 영원한침례교회, 겟세마네침례교회, 순복음교회, 옥토의교회, 황 호명씨가 참여했으며 4월22일부터 5월5일까지 열린 2주 연속 기도회에는 15개 교회가 마음을 모았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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