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어주기
김수희/소노마 한국학교 교사
얼마 전 출장가신 선생님을 대신하여 작은 아이들 반에 수업을 들어 갈 기회가 있었다. 부탁하고가신 선생님께서 주신 자료덕분에 무사히 수업을 마치고 마무리를 하려는데, 아이들이 갑자기 우르르 교실한 가운데로 나와 둥글게 앉는 것이었다.
이야기 시간이에요.오늘은 무슨 이야기를 해 주실 거예요? 어떤 책을 가져 오셨나요.
이 반은 항상 수업이 끝나기 전에 선생님께서 아이들과 이렇게 둥글게 앉아 함께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나씩 해 주셨다고 하는 것이다. 오늘은 어떤 이야기일까 궁금해 하는 아이들의 표정에서 이 시간이 얼마나 즐거운 시간이였는 지를 읽을 수 있었다.
아이들이 책 읽어주는 시간을 그렇게 좋아 하게 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내가 아이들에게이야기책을 읽어 줄 때는 몇 가지 나름 대로의 방식이 있다. 일단 읽어 줄 책을 선정할 때 급하게 제목만 보고 선택하지 않는다.
아무리 다 아는 이야기 이고 짧은 이야기라도 반드시 미리 읽어본다. 그리고 어려운 단어는 없는지, 아이들의 나이에 비해 무리한 내용은 없는 지 살펴야 한다.
특히 전래동화를 읽어 줄때는 생각지도 않은 상황을 맞이할 때가 많은데, 그 한 예로 ?은혜갚은 까치 이야기를 하는 도중이었다. 옛날어느 선비가 과거 시험을 보기 위해 길을 떠났다. 까지 읽었는데, 옛날이면 언제예요?선비는 뭐예요?과거시험은 과거를 시험보는 건가요?시험을 보는데 왜 길을 떠나요?하는 질문들이 줄줄이 꼬리를 물고 계속 쏟아져 나왔다.
그 날은그 한 줄 설명하다가 시간을 다 보내버렸었다. 어떤 날은 어린 아이들에게 심청이를 읽어 주다가 심청이가물에 뛰어드는 장면에서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라 쩔쩔 맨 적도 있고, 또 한번은 곶감과 호랑이를 더실감나게 이야기 해 주려고, 한국 시장에서 일부러 곶감을 사 가지고 갔는데, 아이들이 모두 곶감이 맛이 없다고 해서 난처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난 꾸준히 한국의 아름답고 재미있는 전래동화를 아이들에게 읽어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다음에 그 반 선생님을 만나면 그 선생님의 재미있게 책 읽어주는 비결은 무엇인지 꼭 여쭈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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