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해야만 한다는것이 없는 느긋한 일요일 아침이다. 지난 일주일 내내 새벽 5시에 떠지지 않는 눈을 비비며 이번 일요일 에는 하루종일 잠을 자야지 하고 별렀건만 새벽 6시가 되니 눈이 말똥말똥 하다.
난 어쩔수 없이 아침형 인간 인가보다.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바닷가로 나갔다. 시원한 파도소리 들으며 모래밭을 달리니 온몸에 땀이 홍건하다. 멀리서 SURFER 들이 밀려오는 파도에 금새 삼켜지면서도 끊임없이 도전하는 모습이 참으로 신선하다.
일주일에 한번이라도 남이 해주는 밥 편안히 먹어볼 요량으로 늦잠자는 딸 깨워서 집 근처에 있는 레스토랑 에서 브런치를 먹었다.
비싼 난방비 줄여볼까 하고 TARGET에 가서 히터를 사가지고 오니 아직도 12시전이다. 지금부터는 온전히 내 시간이다. 자 무엇을 할까? 히터 틀어놓고 아늑하게 분위기 잡고 밀린 책도 읽고 한국일보에 보낼 글도 써야겠다. 세상 부러울것이 없는 순간이다.
어쩌면 행복이라는 것은 거창한 무엇이 아닐것이다. 밖으로 많은것을 소유할려고 우리는 얼마나 수고를 하고 있는가. 그 소유된 것들이 진정한 행복과 정비례 되는것은 아닐텐데. 잘 쉰다는 것은 열심히 일하는것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것을 깊이 깨닫는다. 몸과 마음이 재 충전이 되어야 새로운 신선한 에너지가 나오기 때문이다.
불혹의 나이도 한참 지나고 보니 삶의 방향을 달리 하고 싶다는 자각이 마음 깊은데서 울려온다. 법정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이 죽으면 그 사람의 물건도 같이 죽는다고. 나도 내가 꼭 필요한것 이상으로 터무니 없이 많이 소유하고 있는것 같다.
이제 가급적이면 불필요한 것은 버리고 싶다. 이제 얼마있으면 딸아이 까지 집을 떠나면 생활을 간소화 시키고 일하는 시간을 줄이고 여가의 시간을 많이 갖도록 노력하고 싶다.
수입이 적더라도 알뜰하게 살고 그대신 나만의 시간을 넉넉하게 누리며, 물질적으로풍요롭지 않더라도 새벽마다 바닷가를 달릴수 있다면 되고, 마음맞는 지기들과 차한잔 놓고도 인생을 같이 얘기할수 있는 시간이 있으면 된다.
그리고 1년에 한번이라도 배낭을 메고 한국에 있는 선방에 가서 동안거 나 하안거 때 한철씩 정진할수 있으면 얼마나 행복할까.
이제 부터라도 마음에 붙잡고 있는 욕심들을 하나씩 놓아버리면 이러한 생활이 가능 하리라. 진정 우리가 인생을 풍요롭게 산다는 것은 물질적으로 많은것을 소유 할려고 끊임없이 시간을 소비 하는것이 아니라 가끔씩 죽음의 한계앞에 자신을 맞닥 뜨려보며 삶을 관조해 보기도 하고 자신이 과연 바른궤도에 있는것일까 하고 돌아보기도 하면서 양보다 질적으로 풍성한 삶을 사는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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