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오피니언란에 실린 글 ‘한국은 병들었다’를 읽었다. 그렇다. 한국은 병들었는지 모른다. 국가 최고통수권자를 선출하는 선거에서 과거 국무총리를 국회에서 인준하는 기준에도 못 미치는 도덕적 기준으로 국민들이 완화해주고 있는 것이다. BBK는 그렇다 치고라도 자녀 위장취업, 위장전입 등의 사례는 우리의 양심을 찌르는 우리의 리더로서 도덕적 흠이 아닐 수 없다.
아마도 현 정부 관계자는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한국의 양심과 정의는 사라졌다”고. “무엇이 한국사회에 필요한지 진짜 이익을 모르는 무지한 국민은 정상이 아닌 병든 상태”로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현 정부 시작부터 끝나는 현재까지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도통 문제점을 찾지 못하고 그저 국민이 병들어있다고 해석하고 있는 것이다. 취임부터 코드 인사로, 평검사와 맞짱 토론으로, “대통령 못 해먹겠다” 발언, 불법선거 지원, 탄핵, 386 측근비 등 방황하는 모습이었다.
현 정부의 최우선순위는 아마도 노무현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 밝힌 성명대로 분배정책, 그리고 사회정의구현 정도로 나름 요약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그런 정책의 흐름을 그들의 해석대로 주관하려 했다는 것이다. 도무지 다른 의견을 인정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한 기조는 3공 시대, 유신시절의 그것과 하나도 다를 바가 없었다. 다만 그 위정자와 피 위정자가 뒤바뀌었다는 것뿐이다. 그래서인지 그 동안 한 번도 의심해보지 않았던 여러 기본적인 의문들을 던져보곤 했다. 국가란 무엇인가? 국민은? 법은 무엇인가? 우리의 소원은 통일인가? 국가에 대한 우리 국민의 책임은?
지난 10년은 그렇다고 하더라도 지난 5년간의 노무현 정부에 대해 이름만 바뀐 통합신당의 대통령후보까지도 그 실정을 서슴없이 인정하고 있으며 다시 한 번 기회를 달라고 외치고 있다. 또 현 정부의 측근이라고 했던 인사들까지도 서슴없이 야당인사를 지원하는 근대 세계사에 정말 보기 드문 현상들을 보이고 있다. 아마도 한국은 병들었는지 모른다.
이쯤의 근본을 따지니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 것인지 가치관의 혼란으로 철학과 종교가 머릿속에 맴돌고 만다. 이것도 아마 민주주의의 과정이려니 싶다. 온 국민이 민주주의를 공부한 셈이다. 이래서 우리의 정치참여가 중요하고 리더의 역할이 중요하구나.
미국도 건국초기에 여러 차례의 연방주의와 지방자치제에 대한 대립이 있었고 남북전쟁을 치렀으며 그 뿌리로 현재의 튼튼한 연방국가를 영유하고 있고 공화, 민주당의 설립기초가 되었다고 들었다. 어찌 보면 우리국민은 이러한 민주주의의 짧은 경험으로 현재의 민주사회를 구성하고 있음이 다행스럽기도 하다. 분명 우리사회가 그 동안의 엄격했던 도덕기준마저도 희생해가면서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지도자를 그토록 갈망하는 것이다.
2002년 우리의 선택에 대한 값을 혹독히 치렀다. 더욱 놀라운 것은 아직도 양심세력 혹은 정의구현을 내세우며 미숙한 아마추어리즘을 합리화하고 전국민을 그들의 사상으로 계몽해야 할 대상으로 생각하는 오만의 극치를 아직도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 병들지 않았다. 그대들의 오진일 뿐이다 그대들의 오진과 실책은 여기서 그쳐주길 바란다. 설사 병들었다 해도 반드시 건강을 되찾을 것이다. 2002년 12월에 병들었던 기억을 지우고자 할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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