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 한인들의 관심을 모았던 한국 대선이 막을 내렸다. 이번 한국의 대선은 마지막 순간까지 ‘이명박 BBK 특검법’ 등 돌발변수들이 터져 나오고 후보간 상호 비방전이 극심해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선거였다.
미국에서도 전통적인 양당 정치 하에서 각 당 후보들이 선거 전날 까지 네거티브 캠페인으로 상대방을 공격하는 것은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최근 한국 국회에서 일어난 것처럼 과격하고 물리적인 충돌은 볼 수 없지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상대방의 허물을 캐는 모습은 대동소이하다.
그러나 미국 선거에는 뚜렷한 기준과 전통이 있다. 200년 이상 유지되어온 양당체제 하에서 극히 민주적인 절차로 정권이 교체가 된다. 국민이 견제와 균형에 의거해 보통 2번 이상은 한 정당에 정권을 주지 않는다.
이에 비해서 한국은 대통령 후보가 새로운 창당의 과정을 거쳐서 대통령이 되는 것을 많이 보아왔다. 그야말로 뿌리가 없는 당이 무수하게 만들어지고 역사의 뒷전으로 사라지곤 했다.
미국 선거에서는 또 후보들 간의 정책 대결이 관건이다. 국민들이 요구하는 위정자들의 정책안 제시야 말로 투표의 향방을 결정하는 중요한 바로미터가 된다. 그중에서도 국민들이 가장 중요시 하는 것은 어떤 대통령 후보가 경제를 활성화해서 국민들을 배부르게 해주느냐 하는 것이다.
좋은 예가 지난 1992년 아버지 부시 대통령 케이스이다. ‘사막의 폭풍’ 작전으로 중동전에서 승리를 거둬 지지율이 거의 90%에 달했음에도 불구하고 부시는 경제 침체를 극복하지 못해 현직 대통령이면서도 아칸소의 무명 주지사 빌 클린턴에게 대통령 자리를 내어놓아야 했다.
한국에서도 전 국민을 실망시키는 파행적인 네거티브 캠페인보다는 이러한 건전한 정책 대결 위주의 선거 풍토가 자리 잡기를 바란다.
한국 대선을 둘러싼 미주 한인사회의 캠페인 참여도 진풍경이었다. 특정 대선 후보 홍보를 위한 신문 광고부터 지지모임, 가두 선거 캠페인, 그도 모자라 주요 프리웨이 상에 후보의 대형 현수막까지 걸었으니 그동안 미주 한인사회를 ‘대한민국 XX’ 라고 빗댄 표현이 현실로 드러났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한인사회의 모습을 너무 부정적으로 보고 싶지는 않다. 1세 이민자들인 우리로서는 어떻게 보면 인지상정의 측면이 있다.
그러나 우리는 한국을 떠나서 이곳으로 이민을 왔고 영주권과 시민권을 받고 미국 시민으로 살아가고 있다. 이민 사회의 많은 이슈가 있다. 이민자의 권리를 찾기 위해 주류 정치에 참여해야 한다는 사실은 새삼 말할 필요 없는 너무 다 잘 아는 이야기다. 그러나 우리는 이것을 실천하는데 참 힘이 드는 것 같다.
지금 지역별로 보궐선거 등 여러 선거가 있지만 한국의 대선에 가려서 미국 국내 정치에는 전혀 신경을 못 쓰고 있다. 그리고 모두의 관심 밖에 있다. 언론 역시 이런 점을 계속적으로 지적을 해주어야 함에도 불구, 한국 대선 취재 경쟁에 몰두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인사회가 균형 있는 정치 참여를 통하여 우리의 정치력을 신장하기를 바란다. 너무 한국 쪽으로만 기우는 것은 좀 지양하고, 미국 정치에 우리의 관심을 좀 더 기울이며 참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의 의식구조에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 한인사회가 이민사회의 중요한 축으로서 주류사회에 발전된 정치력을 보여주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이번에 선출된 한국의 새 지도자가 한국을 선진 대열로 이끌어 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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