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에서 보는 탈모의 원인은 크게 실증과 허증으로 나눌 수 있는데, 폐허, 위허, 심허, 간혈허, 신정허 등의 원인으로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기혈이 부족하여 나타나는 것을 허증으로, 폐,위,심,간의 장부에 내열이 발생하여 나타나는 것을 실증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이 밖에도 칠정이 상하거나 어혈이나 담음이 생겨서도 탈모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몇 가지 원인을 자세하게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로 `폐가 상하여 피모가 영양받지 못하고 마르면 머리털이 빠진다’라고 하는데 폐는 피부와 모발을 영양하고 조절하는 장부입니다. 폐가 상하면 피부가 건조해지고 쭈글쭈글해지면서 머리털이 빠지게 됩니다. 이때에는 폐음과 폐기를 살려주는 약과 침 치료로 폐의 기혈을 보함으로써 탈모를 방지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화가 치성하여 혈이 열을 받아서 생깁니다. 혈이 열을 받으면, 혈의 운행이 문란해지고, 혈이 마르게 되어 혈의 주된 작용인 산소공급과 영양공급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되는데, 이때에는 청열량혈 시키는 약으로 다스립니다.
셋째는, 담화로 머리털을 영양하지 못하면 머리털이 타고 마르게 되는데, 현대적으로 스트레스와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담은 간과 표리관계로 스트레스로 간이 상하면 담 역시 영향을 받게 됩니다. 동시에 간은 혈을 저장하는 장기이므로 간이 스트레스를 받아 화가 생기면 담화를 일으킴과 동시에 간화로 인해 혈이 열을 받으므로 위에 이야기한 두번째 원인을 유발하게 됩니다.
네 번째는 신장의 상태는 바깥으로 머리털에 나타난다고 하였습니다. 가을이 되면 낙엽이 떨어지는 것처럼, 중년이후에는 정기가 충분치 못하여 위로 올라가지 못하게 됩니다. 그래서 수염과 머리털도 낙엽과 같이 말라 바스러지면서 회백색을 띠게 되는데, 이때에는 미리 정혈을 보하는 약을 먹어서 머리털이 빠지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옛 사람들은 정혈을 보하면 희어졌던 머리털도 꺼멓게 된다고 믿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큰 병을 앓거나 산후에는 기혈의 소모가 심하기 때문에 탈모가 나타날 수 있는데, 기혈이 부족하면 머리털을 영양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기혈을 보하여 주는 약인 팔물탕을 사용하여 기혈을 보하고 음식을 적절히 사용하여 치료할 수 있습니다.
최근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감초, 도인, 단삼, 당귀, 산초, 인삼, 홍화, 천궁과 같은 8가지 한약재는 혈액순환촉진, 상처치유, 항염작용을 가지고 있는데, 이 8가지 한약재의 혼합추출물이 발모를 촉진하였습니다. 탈모의 예방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충분한 영양섭취와 수면, 그리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입니다. 모발은 18종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케라틴 단백질로, 특히 시스틴이라는 아미노산을 많이 함유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건강한 모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모발의 주 구성성분인 단백질은 물론, 각종 비타민과 미네랄 특히 철분, 아연, 구리 등의 영양물질을 충분히 섭취해야 합니다. 단백질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는 음식으로는 검정콩, 고등어, 계란 등이 있으며, 시금치, 간, 다시마 등의 해조류에는 요오드가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 탈모의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탈모가 진행하기 시작하면 염색과 파마는 가급적 자제하고, 샴푸도 가능하면 순한 샴푸나 천연 샴푸를 사용하며 머리를 감은 후에는 드라이어로 말리기보다 선풍기나 자연 바람을 이용합니다. 높은 열은 모발에 심한 손상을 주므로 찜질방이나 사우나를 할 때는 마른 수건으로 머리를 감싸서 보호해야 합니다.
(213)487-0150
조 선 혜
<동국로얄 한의대 교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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