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개월간 3승을 따낸 최경주는 같은 기간 4승을 건진 ‘황제’ 타이거 우즈(왼쪽)와 함께 현재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선수다.
독한 승부사
통 큰 선행
모범 신앙인
소니오픈에서 통산 7번째 PGA 투어 우승 트로피를 치켜든 최경주(39)가 14일 발표된 세계 골프랭킹에서 지난주보다 2계단 올라 7위에 랭크됐다.
최경주 개인은 물론 아시아 출신 선수로 역대 최고랭킹 기록. 최경주의 위상은 이제 세계 정상급으로 확실하게 굳어졌고 세계 골프 전문가들은 ‘Best Players Never to Have Won a Major’(메이저 우승 없는 최고 선수) 리스트에 최경주의 이름을 포함시키고 있다. 현 세계 2인자 필 미켈슨에겐 한때 달갑지 않게 여겨졌던 ‘꼬리표’였지만 뒤집어 말하면 ‘조만간에 메이저 우승을 차지할 선수’라는 의미도 되기에 메이저 우승을 다음 목표로 삼고 있는 최경주로선 어쩌면 당연히 거쳐야 할 단계이기도 하다.
이번 우승으로 최경주는 지난 2005년 이후 4년째 매년 우승행진을 이어갔다. 현재 PGA 투어에서 4년 이상 우승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선수는 최경주 외에 타이거 우즈, 필 미켈슨, 비제이 싱 등 3명뿐. 특히 주목할 것은 최경주의 이번 우승이 지난 6개월간 12개 대회에서 거둔 3번째 타이틀이라는 점이다. 같은 기간 4승을 올린 ‘황제’ 타이거 우즈(비공식 이벤트대회인 타겟 월드 챌린지 우승 제외)를 제외하면 지금 세계에서 최경주보다 더 ‘뜨거운’ 선수는 없다.
하지만 최경주는 우즈, 미켈슨, 싱 등 최정상 선수들과 같은 반열에 올랐다는 것에 만족하지 않는다. “(여기까지 온 것은) 열심히 한 덕분이다. 그리고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내 최선을 다해 내 앞에 놓여 있는 빈 잔을 계속 채워나가는 것 뿐”이라고 스스로를 채찍질한다. ‘지난 6개월간 3승을 거뒀으니 잔이 어느 정도 채워진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절대 채워질 수 없다”면서 “잔이 절반 정도 차면 다 쏟아버리고 다시 시작한다. 그리고 더욱 발전하고 향상하기 위해 계속 노력한다”고 끝없는 도전을 설명한다.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은 물론 스윙과 샷, 클럽 등에서 계속 최고를 찾아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그지만 최경주의 진정한 매력은 선수로서 성공에만 집착하는 ‘독한’ 승부사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는 어려운 사람들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따뜻한 인간미를 지녔고 또 독실한 크리스천다운 모범적인 생활자세로 진정한 영웅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무명시절부터 보이지 않게 어려운 사람들은 돕는 선행을 계속해 왔던 최경주는 13일 우승한 뒤 가장 먼저 지난달 경기도 이천 냉동창고 화재 사고로 사망한 희생자의 유족들을 위해 3억원을 기부했다. 시즌 첫 승을 거둔 날 하루 정도는 승리의 기쁨에 도취할 만도 하건만 그에겐 가슴 아픈 일을 당한 사람들에게 위로와 힘을 주는 것이 급선무였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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