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구 선생이 도산 가족에게 보낸 태극기가 한국서 문화재로 지정된다.
1941년 안창호 선생 부인에
태극기에 친필휘호 써 전달
백범 김구 선생이 미국의 도산 안창호 선생의 미망인 이혜련 여사에게 보낸 태극기가 한국에서 문화재가 된다. 한국의 문화재청은 건국 60주년을 맞아 역사적 의미가 높은 태극기 5~9점을 근대문화재로 등록할 계획을 밝혔고 이 가운데 백범이 이 여사에게 보낸 태극기가 포함돼 있다.
상하이에 머물고 있던 백범이 1941년 3월16일 친필로 서명해 이 여사에게 보낸 태극기에는 ‘망국의 설움을 면하려거든, 자유와 행복을 누리려거든, 정력과 인력과 물력을 광복군에게 바쳐 강노말세(强弩末勢)인 원수 일본을 타도하고 조국의 광복을 완성하자’는 글귀가 적혀 있다.
태극기가 태평양을 건너 상하이에서 LA에 도착한 사연에는 백범이 일제치하에서 함께 독립운동을 하다가 숨진 동지의 미망인에게 위로와 존경을 전하려는 동지애가 담겨 있다. 도산 선생의 장녀 안수산 여사는 “태극기는 남편을 잃은 어머니를 위로하기 위한 뜻이 담긴 것으로 당시 백범 선생이 상하이에서 알고 지내던 벨기에인 목사 편에 우리 가족에게 전해졌다”고 말했다.
백범 선생은 LA로 가는 벨기에인 목사에게 당시 할리웃에서 배우로 활동하던 도산의 장남 필립 안씨의 절친한 친구인 중국인 여배우 애나 메이 왕에게 태극기를 전해 줄 것을 부탁했다. 당시 미국 최고의 동양계 배우로 명성이 자자하던 애나 메이 왕은 태극기를 건네받아 도산의 식구에게 전해주었다.
안 여사는 “어머니가 백범 선생이 보낸 태극기를 늘 자랑스럽게 여기고 소중히 보관했다”고 회상했다. 이 여사는 1969년 별세하기까지 남편의 유물과 동지들이 보낸 편지 등 각종 문서를 소중히 간직하며 이는 남편을 위한 도리이자 떠나온 조국에 대한 도리라고 말했다.
이 여사가 별세한 뒤에 태극기를 소장해 온 도산 가족은 지난 1984년 독립기념관에 다른 도산의 유품과 함께 태극기를 기증했다. 도산의 손자 필립 커디는 “도산과 백범은 신민회와 관련해 1907년 서울에서 처음 만나 1928년에 상하이에서 마지막으로 만날 때까지 늘 서로를 존경하는 관계였다”며 “어린 시절 할머니가 소중하게 간직하고 보여주시던 태극기가 문화재가 된다니 의미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연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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