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초 미주 한인들의 독립 운동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대한인국민회기념관이 미주한인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김형렬 관리인이 관람객 없는 기념관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수십만달러 들여 복원한 ‘국민회관’
홍보 부족탓 한인들 존재여부·위치 몰라
USC 근처 제퍼슨 길에 위치한 대한인국민회기념관.
20세기 초 남가주에 정착한 초기 미주 한인의 얼과 해외독립 운동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이곳은 요즘 관람객이 발길 뚝 끊어져 있다. 기념관 문은 언제나 굳게 닫혀 있고 대문을 한참 두드려야 문이 열린다. 기념관 측은 “기념관이 위치한 지역의 치안이 좋지 않다보니 평상시에는 문을 굳게 닫아둘 수밖에 없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최근에 다녀간 관람객은 3·1절 당일 1.5세, 2세 UCLA 한인 학생 15명이 단체로 둘러본 것이 고작이었고 독립운동 역사가 담겨 있는 이곳에서 조차 3·1절 관련 행사도 열리지 않았다.
수십만달러를 들여 지난 2003년 12월 복원된 대한인국민회기념관이 한인들로부터 외면 받고 있어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기념관측이 밝히는 관람객 수는 하루 평균 3~4명. 그나마 단체 관람객이 대부분이고 개인 관람객은 전무한 편이다.
김형렬 관리인은 “관람객이 아예 한 명도 없는 날도 부지기수다. 뭔가 홍보에 부족한 점이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 “바쁜 이민생활에 자녀들을 데리고 기념관을 찾아 역사를 교육할 여유를 지난 한인들은 거의 없는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기념관이 한인들로부터 외면 받는 가장 큰 이유는 홍보 부족으로 꼽힌다. 대다수 한인들이 기념관이 운영되고 있는지조차 모르고 있지만 기념관을 관리하는 대한인국민회기념재단(공동이사장 잔 서·정영조)은 거의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기념관의 한 관계자는 “재단 이사들이 명예 유지용으로 이사직에 나서고 있다는 내부 지적도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또 “기념관에는 홍보를 책임진 직원은 물론이고 사무국장조차 없다. 관리인만 겨우 한 사람 두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인국민회기념관에는 총 2만점이 넘는 미주 한인 독립운동 유물이 소장돼 있으며 재단 지원금과 한국의 국가보훈처가 해외 사적지에 지원하는 연간 2만4,000달러의 재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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