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서점 1호. 최근 경영난 악화
39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시카고 최초의 한인서점인 서울서점이 경영난으로 영업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서울서점은 한국의 유명 언론사 기자 출신이며 시카고 이민 뒤, 사업가로 활동한 고 권혁진씨가 클락길에 개업했다가 피터슨길로 이전해 번창했다. 권씨가 세상을 뜬 후 부인에 의해 한동안 운영되다가 주인이 바뀌면서 지난 2006년 9월 현재의 킴볼길로 이전한 후 2년이 채 안된 시점에서 영업을 중단하게 된 것이다.
피터슨 시절 매니저로 일하다 서울서점을 인수했던 진상훈 대표는 사옥을 킴볼길로 이전하고 화장품 코너 신설 등 사업 확장을 시도했으나 최근까지 경영난을 겪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유가 인상으로 인해 한국에서 책을 들여오는 운송비 부담이 커진데다 불경기가 지속되면서 독서 인구가 많이 줄어든 것이 가장 큰 원인인 것으로 전해졌다.
진 대표는 이같은 불황을 극복하지 못하고 지난 12일 일본인 직원에게 더 이상 출근하지 말라는 말을 남긴 후 13일부터 서점 문을 닫은 것으로 알려졌다. 진 대표는 측근에게 “나중에 다시 연락하겠다”는 메모를 남긴 뒤 지금까지 연락을 끊고 있다.
진 대표는 1년전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대량으로 도서를 수입하다 보니 아무래도 환율이 큰 영향을 미친다”며 “환율로 인해 가만히 앉아 20~30%의 마진을 손해보고 있다”고 걱정한 바 있다. 지인들은 진씨가 서울서점을 인수하는데 자금상 무리가 따랐을 뿐 아니라 사업 확장이 큰 성과를 얻지 못해 자금난이 가중됐다고 전하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두달전부터 서울서점에 새로운 책이 공급 안된다는 소식을 전해들었다”면서 “크레딧이 좋으면 도매업체가 몇만달러 정도의 책은 외상으로 주지만 그 선을 넘기면 공급이 끊기게 된다”고 전했다. 서울서점에 신간이 끊기면서 뭔가 이상한 느낌을 받은 고객들도 있었다.
서울서점의 홈페이지에는 한 고객이 “몇년 동안 월간지를 받아보고 있었는데 지난 4개월동안 받지 못해 전화를 몇번 했으나 서울에서 물건이 안 왔다는 말만 해서 갑자기 손님을 이상하게 대하는 이유가 궁금하다”는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진씨는 아는 이들과 계를 조직하기도 했는데 연락이 안 되면서 불안해하는 계원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곗돈을 함께 붓던 한 측근은 “십수명이 돌아가면서 각자 2~3번씩 곗돈을 타서 총 24번 돌아가기로 했는데 이미 12번 돌아간 상태여서, 모두 한 번씩 이상은 돈을 탔었다. 가장 피해가 큰 사람에게 먼저 돈을 받았던 사람들이 일부를 돌려주기로 해 그나마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본보는 진 대표와 여러차례 접촉을 시도했으나 16일부터 18일 오전 현재까지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 <이경현 기자>
사진: 지난 13일부터 영업이 중단된 39년 역사의 시카고 한인서점 1호 서울서점의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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