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대 최윤선 교수팀, 한인가정 1차 조사 결과
291 한인가정 5년간 추적 조사계획
한인 2세 중학생들이 전반적으로 좋은 성적으로 건전하게 학교생활을 하고 있지만 그 가슴 속에는 스스로가 행복하지 못하다는 응어리를 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카고대학 사회복지 행정대학원의 최윤선 교수 연구팀이 지난해 실시했던 한인가정 대상 설문조사의 1차 결과를 16일 발표했다. 최윤선 교수와 김유승, 김태연 연구 조교 등으로 이뤄진 한인가정 연구(Korean American Families/KAF) 프로젝트팀은 작년 2월부터 9월까지 총 291가정내 272명의 어머니와 165명의 아버지, 그리고 220명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평균 연령 13세의 한인 2세 중학생 설문 대상자들은 평균 학점이 3.55로 높은 편이었다. 전체 응답자 중 담배를 펴봤다고 대답한 학생이 2%, 술을 마셔봤다는 응답자가 18%, 싸워봤다는 대답이 23%, 패싸움 경험이 17%, 부모에게 거짓말을 했다는 답변자가 28%로 나타나 한인 청소년들의 행동 발달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정신 건강 상태는 상대적으로 나쁜 것으로 나타나 대조를 이루었다. 한인 2세들은 “울고 싶을 때가 많았다”거나 “비참하고 불행했다”, “외로웠다”, “내 자신이 싫다”와 같은 문항에 가끔 또는 자주 그렇다는 답변을 한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왔다.
최윤선 교수는 “한인 중학생들은 미국 전체의 또래 그룹보다 술, 담배 경험이 적은 것에서 나타나듯이 모범적이었다”며 “허나 베트남, 캄보디아계 청소년들에 비해 정신 건강 상태가 크게 안 좋았고, 중학생임에도 이미 미국 고교생 전체 평균치와 맞먹는 스트레스와 우울 증세를 보여, 결국 우리 아이들은 착한데 행복하지는 않은 상태에 있다”고 설명했다.
1차 설문조사는 이밖에도 한인 청소년들이 부모들의 생각보다 훨씬 한국인의 후예임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는 사실과 더불어 한인 2세들이 부모의 희생을 잘 알고 감사하며 기대에 부응하려고 노력하는 가운데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설문 참여 학부모들의 상당수가 주당 40~60시간 일하며 밤 늦게 퇴근해 자녀들과 많은 대화를 하지 못하는 것도 한인 가정의 문제점으로 떠올랐다.
시카고대 최윤선 교수팀은 1만가정에 무작위로 연락해 1천가구의 한인 가정을 찾아낸 다음, 약 300 가정의 설문을 받아내는 등 사생활 노출을 극히 꺼리는 한인들을 대상으로 힘들게 연구를 진행시키며 한인사회에 필요한 시사점을 찾아내고 있다. 이번 연구팀은 5년 동안 추적 설문 조사를 계속하여 사춘기 청소년들이 부모와의 관계를 통해 어떤 행동 결과를 낳게 되는지를 집중적으로 살펴보게 된다.
시카고에서 한인가정에 대한 정밀하고 정확도 높은 연구가 이처럼 대대적으로 이뤄지기는 이번이 처음인데 KAF팀은 이번 달부터 2차 설문 조사를 시작했다. 김유승 연구조교는 “2차 설문조사는 1차 설문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7월까지 계속되며, 우편과 인터넷을 통해 편리하게 이뤄질 것”이라며 “중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사춘기를 겪으며 한인 청소년들이 가정내의 원인으로 인해 탈선에 빠지기 전에 막아보자는 취지의 연구인만큼 많은 협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시카고대학 한인가정 연구팀은 작년에 설문에 참가한 가정 중에 이사를 갔거나 연락처가 바뀐 경우가 있으면 연락해 줄 것을 희망하고 있다. (연락처: 773-369-1218) <이경현 기자>
사진: 시카고대학 한인가정연구팀이 1차 설문 조사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왼쪽부터 김태연 조교, 최윤선 교수, 김유승 조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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