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우이웃 성금 수혜자 안젤라 김씨 3년 만에 2배 기탁
“아직도 힘들지만 나처럼 어려운 처지 이웃 돕고 싶어”
본보의 불우이웃 성금으로 절망의 구렁텅이에서 벗어났던 타코마의 한 한인여성이 3년만에 어려운 처지의 동포를 위해 써달라며 그 성금의 두 배를 본보에 기탁했다.
지난 2005년 대한부인회가 운영하는 가정폭력 피해여성 보호소에서 불우이웃 성금 800달러를 지원 받았던 안젤라 김(46, 사진)씨는 “8만 달러만큼 많은 돈”이었다며 아파트 월세 등에 아주 요긴하게 썼다”고 말했다.
김 씨는 그 해 3월 트럭운전사인 미국인 남편의 폭력을 견디다 못해 911에 신고했다. 남편이 경찰에 체포되고 나자 보복의 두려움 속에서 대책 없이 집을 나와 대한부인회의 보호소에서 한동안 지냈다.
부인회의 알선으로 본보로부터 불우이웃 성금 800달러를 배정 받은 김씨는 그 후 보호소에서 나와 여러 일자리를 전전하며 자립했다.
지난 주 김 씨는 본보에 일찌감치 올해 연말 불우이웃 돕기 성금으로 1,600 달러짜리 수표를 동봉해 보내온 편지에서 “이제 생활이 좀 안정돼 나처럼 어려운 처지의 다른 사람을 돕고 싶은 마음도 생겼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 넉넉한 편은 아니다. 그 동안 세탁소와 유리공장 등에서 하루 2~3가지 일을 하며 열심히 생활해온 김 씨는 옛날 한국에서 배운 미용기술을 바탕으로 현재는 포트 루이스 군기지 앞 이발소에서 일하고 있다.
그녀는 이발소 고객 가운데 90% 이상이 군인으로 손님이 몰리는 주말에는 쉴 새 없이 일하지만 주중 이틀은 쉰다고 말했다. 기자가 찾아간 화요일도 비번이었다.
김 씨는 6년 전 타코마 지역에 거주하는 오빠를 방문하기 위해 미국에 왔다가 주변 사람들의 소개로 미국인과 결혼했으나 남편의 상습적인 폭력을 견디다 못해 결국 이혼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레이크우드의 월세 290달러짜리 단칸방에서 빠듯한 살림을 꾸려가고 있는 김 씨는 “이제 마음이 편해 체중이 25파운드나 늘었지만 싫지만은 않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이달 초부터 타코마 대한부인회에서 시민권시험 공부를 하고 있는 그녀는 기자와 인터뷰를 하던 날 시민권을 신청했다며 “이제는 미국에서 좀더 자유롭고 떳떳하게 살고 싶다”고 말했다.
김씨는 간호사 공부를 시작한 동생을 뒷바라지 하는 한편, 한국의 전북 삼례에서 전남편과 함께 살고 있는 15세 및 19세의 두 딸도 미국에 데려와 교육시키고 싶은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김정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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