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중국계 투자자에 매각된 볼티모어 시내 노스 애비뉴 소재 한인회관에 메릴랜드한인회와 함께 입주해 있던 실업인협회(회장 조창준)와 노인회(회장 황정순)는 14일 낮 소유 집기 및 비품을 모두 정리하고 필요한 물품은 다른 장소로 옮겼다. 이로써 23년 동안 각종 모임과 활동은 물론 사랑방 등의 기능으로 한인사회의 애환을 고스란히 담아온 노스 애비뉴 한인회관의 시대는 막을 내렸다.
노인회원들은 매주 1-2차례 모여 친교를 나누던 장소가 사라진데 대한 아쉬움과 함께 이를 대신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주지 않는 한인회에 섭섭함을 표시하기도 했다. 한인회는 매각 전 집기들을 모두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새 소유주가 약속보다 2시간 늦게 나오는 바람에 조창준 실협회장 및 노인회원들, 건물내부정리 회사 직원들이 장시간 입구에서 기다리기도 했다.
한편 2년전 발간된 워싱턴지역 한인사에 수록된 볼티모어한인사에 따르면 한인회관은 1985년 다운페이먼트와 수리비, 융자금 11개월분, 등기이전비, 장식비 등으로 총 8만7,000여 달러를 들여 구입했다. 비용은 한인회와 실협 및 지금은 없어진 봉사센터 등 3단체와 이영희 당시 한인회장, 건축 기금 및 찬조금, 연예인 공연수익 등으로 충당했다. 한인회관은 박성길 제23대 한인회장이 1993년 7월 융자금 완납을 위한 모금위원회(위원장 백영덕)를 구성. 모금활동을 벌여 2만3,000 달러를 모아 융자금 잔액 1만8,350달러를 완납하고, 남은 돈으로 건물수리까지 마친 바 있다.
한인회관은 한인들의 모임과 행사 장소로 활용되며 한인사회에 교육강좌 등의 교육과 문화행사가 활발해졌고, 노인들에게는 휴식처를 제공했다고 한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한인들의 주거지가 시 외곽으로 옮겨가고, 한인들도 치안이 불안한 회관의 방문을 꺼리면서 제대로 이용되지 않았다.
한인회관은 관리 분담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다고 실협을 비난해온 한인회가 지난 2005년 3월 건물을 한인회 단독 소유로 등기부를 변경하면서 법정 분쟁에 휘말렸다. 이해 7월 실협이 등기부 원상복구 소송을 건물매각 가처분신청과 함께 제기했다.
한인회와 실협은 3년 가까이 소유권 분쟁을 빚었으나 한기덕 전 회장이 건물매각을 통한 소송건 해결 쪽으로 방향을 잡아 지난해 10월 한인회관 매각 및 대금 분배를 합의하고, 최근 매각을 마쳤다.
<박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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