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고승일 특파원 = 미국 역사상 첫 흑인대통령에 도전하는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을 흠집 내거나 백인들의 ‘궐기’를 주장하는 인터넷 사이트에 최근 방문자들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 포스트는 22일 ‘혐오그룹의 새로운 표적’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오바마 의원이 지난 3일 민주당의 경선티켓을 확보한 이후 네오나치주의자, 스킨헤드족, 인종분리주의자들이 만든 인터넷 사이트에 방문자들이 크게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이는 오바마가 미국의 첫 흑인대통령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백인 인종차별주의자들을 자극해 빚어진 현상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아칸소주에서 ‘백인 혁명’이라는 단체를 이끌고 있는 빌리 로퍼(36)는 요즘 같은 ‘분노’를 지켜보기는 정말 오랜만이다. 비(非)백인출신이 미국 대통령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이 평범한 백인들을 자각하게 만든 것 같다고 말했다.
플로리다의 돈 블랙은 자신이 만든 백인우월주의 사이트 ‘스톰프론트’에 올라온 ‘안티 오바마’ 글을 읽느라고 하루에 16시간 동안 랩톱 컴퓨터를 붙들고 산다. 지난 2002년 수 천명에 불과했던 사이트 방문자 수는 최근 오바마의 민주당 경선승리 후에는 매일 4만명에 달할 정도로 북적대고 있다.
‘스톰프론트’에 올라오는 글들은 대부분 오바마가 ‘백인의 지배’를 종식시키고, 미국 인구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백인을 ‘신종 소수자(new minority)’로 만들 것이라는 불만을 여과 없이 드러내고 있다.
이와 관련, 인권단체들은 인터넷에서 오바마에 대한 혐오감정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앞서 오바마 진영은 인터넷에 범람하는 각종 헛소문을 없애기 위한 사이트를 개설했다. 오바마가 이슬람주의자라든가, 그의 부인 미셸이 백인을 경멸하는 표현인 ‘화이티(whitey)’라는 말을 사용했다든가 하는 루머를 불식시키기 위한 의도에서다.
오바마 진영은 이런 연장선상에서 인터넷 상으로 거짓 소문을 퍼뜨리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적극 대응해 나가겠다는 입장이지만, 백인우월주의자들의 이런 행동을 저지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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