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바브웨 여당 ‘짐바브웨아프리카민족연합-애국전선’(ZA NU-PF) 소속 민병대 대원들이 22일 하라레에서 열린 야당 민주변화동맹(MDC) 집회에서 야당 지지자들을 구타하고 있다.
대선 야당후보 대사관 피신… 70명 사망 20만명 거주지 탈출
야당, 대선 불참선언
반기문 총장·유엔 안보리
“정치적 협박 중단” 촉구
짐바브웨 대통령 선거에서 후보 탈퇴를 선언한 야당 대통령 후보가 23일 신변 안전을 이유로 대사관으로 피신, 27일 결선투표를 앞두고 짐바브웨의 정세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하라레 주재 네덜란드 대서관으로 피신한 모간 창기라이 민주변화동맹(MDC) 총재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약 70명의 지지자들이 사망하고 주민 20만명이 주거지를 떠나는 등 정치폭력과 선거 조작이 횡행해 공정한 선거가 불가능하다며 결선투표 불참을 선언했었다. 한편 짐바브웨 경찰은 23일 하라레 도심의 MDC 당사를 급습, 선거폭력을 피해 이곳에 대피했던 부녀자 등 야당 지지자 60여명을 체포했다. 지난 20일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을 지지하는 청년단체가 하라레에서 열린 야당 집회를 습격한 가운데 국제적십자에 따르면, 약 2,000명의 야당 지지자들이 부상을 입거나 당사로 대피했다.
창기라이 총재는 이날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짐바브웨 대선 결과를 무효로 선언할 것을 국제사회에 촉구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결선투표가 현 상태에서 치러질 경우 모든 정당성을 상실할 것이라며 짐바브웨 정부에 선거 연기를 요구했으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도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과 지지자들의 폭력행위와 정치적 협박을 규탄하고 구속된 야당 지도자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한편 “자유롭고 공정한 결선투표가 실시되기 전에는 3월29일 치러진 선거 결과가 짐바브웨 정부에 합법성을 부여하는 유일한 근거”라고 규정하는 내용의 의장 성명을 채택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짐바브웨는 1980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이후 무가베 대통령이 통치해왔는데 지난 3월29일 선거에서 창기라이 후보가 47.9%를 득표, 43.2%에 그친 무가베 대통령을 누르고 1위를 차지했으나 과반수 득표에 미달, 결선투표가 27일로 예정됐다.
무가베 대통령은 그러나 “오직 하나님만이 (자신을 정권에서) 물러나게 할 수 있다”며 “절대 MDC가 집권하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짐바브웨 법무장관은 창기라이 총재가 “굴욕적인 패배”를 우려했기 때문에 선거 불참을 선언했다고 주장했고 어거스틴 치후리 짐바브웨 경찰청장은 창기라이 총재가 아무런 위협도 받고 있지 않으며 그가 네덜란드대사관으로 피신한 것은 국제사회의 분노를 유발하려는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백악관은 “무가베에게 짐바브웨 사람들을 계속 억압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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