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장익상 특파원 =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과거의 대선에서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던 흑인들을 투표소로 나오도록 하는 게 당락의 중대 변수가 될 것으로 판단하고, 백인 표의 이탈을 막으면서 흑인 표를 모으는 전략 마련에 열중이다.
23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오바마측 선거 캠프는 지난 2004년 대선의 경우 플로리다주에서 무려 50만명의 흑인 등록 유권자들이 투표소를 찾지 않았고 수십만명의 흑인들은 자격을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아예 유권자로 등록조차 하지 않았었다는 것.
대선 전략가들은 노스캐롤라이나와 버지니아, 미주리, 오하이오주 등지에서도 플로리다와 비슷한 상황이 나왔었다고 분석하고 있는데, 이들 5개 주는 2000년과 2004년 선거에서 조지 부시 대통령에게 각각 근소한 리드를 안겨줬지만 당선에는 결정적 영향을 미쳤던 곳이다.
하지만 이제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흑인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로 확정된 상황에서 대선 때까지 남은 4개월여 동안 풍부한 선거자금을 앞세워 대대적인 캠페인을 전개, 이들 지역에서 침묵하고 있는 흑인 유권자들을 투표소로 끌어낼 수 있다면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에 맞서 손쉬운 승리를 거둘 수 있다는 판단이다.
실례로 오하이오주의 경우 87만6천명의 성인 흑인 가운데 58만6천명만이 투표에 참가했고, 부시 대통령이 11만8천599표차로 승리했던 만큼 나머지 흑인들이 투표에 나설 경우 결과를 뒤집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오바마 진영의 분석가인 존 벨로우스는 핵심적인 주 가운데 상당한 잠재 유권자들을 이미 파악해놓았다며 이들은 정말 결과를 뒤바꿔 놓을 만큼 대단한 숫자라고 밝혔다.
현재 오바마 진영은 2004년 대선때 흑인 투표율이 2000년에 비해 3%포인트 가량 늘어나 60%였고, 이는 전체 투표율 64%보다 모자랐지만 이번에는 흑인 등록 유권자의 75%가 투표에 참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이 전략은 세심한 작업이 필요하며 그만큼 위험 부담도 크다는 지적이다. 즉, 오바마는 케냐 출신 흑인 아버지와 캔자스 출신 백인 어머니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탓에 여러 인종들로부터 폭넓은 지지를 받아온 만큼 흑인의 이미지만을 강조할 경우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지난 1980년대에 흑인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섰던 제시 잭슨 캠프에서 전략가로 활동했던 로널드 월터스는 이는 상당히 민감한 사안이라고 전제, 과거 대선 과정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남부 지역의 흑인표를 공화당에 넘겨주는 전략을 구사했다고 지적하면서 흑인표를 모으는 전략을 펴야하지만 그것은 백인표를 아우르는 전략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