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약·상담·대기실 따로
돈 되는 성형환자 우대
일반 피부질환자는‘찬밥’
캘리포니아 치코에서 피부과를 개업하는 의사 도널드 리치는 병원 전화번호를 두 개 쓴다. 여드름이나 마른 버짐 같은 피부질환 상담 전화는 곧바로 음성 우편으로 돌아가는 반면 보톡스 주입 같은 성형 수술 상담은 직원들이 항상 대기하며 응답해 주는 전용 전화로 연결된다.
환자 대기실도 두 개다. 피부질환 환자들은 일반 대기실을 사용하지만 성형수술 환자를 위한 대기실은 감미로운 음악을 틀어놓고 꽃으로 장식하는 등 호화롭다.
치료실도 두 종류로 피부 질환자를 위한 ‘치료실’과 레이저 성형 환자를 위한 ‘안정실’이 따로 있다. 그는 진료시간에 40%를 성형수술 환자에게 쏟고 있다. 리치는 “성형 환자들이 이러한 대우를 기대하기 때문이며, 우리는 그들의 요구에 조금 더 민감하게 반응해줄 뿐”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항공사가 일등석과 일반석을 따로 운용하고 있는 것처럼 피부과 병원들도 돈을 많이 쓰는 성형 환자와 일반 피부질환 환자를 차별하는 추세가 확산되고 있다고 28일 보도했다.
이러한 차별화 진료는 개원의뿐 아니라 대학 병원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미시간 대학의 경우 의대 피부과 웹사이트에 예약을 하려는 환자들에게 “보험 종류와 관계없이” 외과 의사들이 써준 진료기록을 받아오도록 하는 등 까다로운 반면 성형외과 웹사이트는 환자들에게 대리 주차를 이용하고 싶은지 묻는 등 고객 편의에 무척 신경 쓰고 있다.
피부과 의사들은 의료보험으로 커버되는 피부질환 환자를 진료할 때 보험사로부터 60~90달러 정도를 받지만 보톡스의 경우 그 자리에서 현찰 500달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미피부과학회 학술지에 발표된 연구조사에 따르면, 11개 미국 도시에서 실시된 조사결과 보톡스에 대해 전화하는 사람들이 피부암의 증상일 수 있는 사마귀 때문에 전화하는 사람들보다 더 빠른 시일로 예약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올해 같은 학술지에 발표된 보고서는 점점 많은 피부과 의사들이 피부질환 치료를 간호사들에게 맡기고 자신은 성형 피부에 전념하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신문에서 인용된 여러 피부과 의사들은 피부 성형의 인기로 인해 피부질환 치료가 악영향을 받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UCLA 법대에서 의학윤리를 강의하는 준리 칸터는 “피부과 의사들이 보톡스 재미를 보려는 것은 경제적으로 이해가 되지만 경제 능력을 토대로 환자를 다르게 대하기 시작한다면 이는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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