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주가들의 말을 빌리면 술중의 술은 한국의 소주라 한다. 소주를 마시면 술기는 쓰나미처럼 파도를 몰고 와 순식간에 심신의 변화를 일으키는가 하면 술이 깰 때에는 썰물처럼 깨끗이 퇴각하여 숙취라는 골칫거리를 일절 남기지 않는다고 한다. 그 ‘soju’가 2008년 영어 신조어 100개 중에 하나로 등장한다. 세계 수십억의 영어권 사람들이 이것을 열람할 것이다. 코리아의 보드카라 씌어있다.
1806년 노아 웹스터가 영국 옥스포드 대사전과 결별하고 미국사정에 맞는 간편하고 편리한 사전을 만들면서 새로이 ‘전기’ 와 ‘심리학’이라는 새 낱말을 추가했다. 그로부터 200년이 지난 오늘날 이 웹스터 사전에 담은 어휘 수는 7만4,200개를 훨씬 넘었고 이중에는 많은 외래어도 포함되어 있으며 그 외래어의 터줏대감은 단연 불란서어이다. 무려 6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1066년 불란서의 정복자 윌리암 왕은 도버해협을 건너 영국을 침략하고 그곳에 불란서 말과 문화를 심어 놓았으니 불어의 전파는 실로 한자가 동양권에 미친 영향에 필적될 만하다고 본다. 라틴어의 배경이 없었던 영어는 졸지에 천둥이가 되어 뒤안길에서 서성대며 멸시와 천대를 받다가 16세기에 이르러 비로소 문호 셰익스피어(1564~1616)에 의해 영어의 중흥을 맞게 되었다. 그러고 보면 세종대왕의 “나라 말씀이 중국과 달라…”로 시작하는 훈민정음 한글 반포는 그보다도 150년이나 앞선 셈이다.
일본이 가지고온 영어는 30개 정도가 된다. 1853년 미국의 해군제독 매튜 펠리가 7척의 검은 배(기선)를 거느리고 일본 우라가 항구에 닻을 내리고 굳게 닫힌 쇄국 일본의 대문을 두들겨대니 사무라이들이 몰려 나왔고 곧 이어 게이샤들이 고운 기모노를 입고 스시와 도후(두부)로 대접을 하니 이 일련의 말들은 모두 영어가 되었으나 영어사전에 오르기까지는 실로 긴 세월이 걸렸다.
필자는 얼마 전에 토다이 뷔페식당엘 갔었다. 내가 좋아하는 삶은 깍지콩이 있어 셰프에게 그 이름을 물었더니 뒤에 서있던 미국 청년이 ‘edamame’ 라고 즉석에서 대답을 한다. 얼핏 식당 관계자처럼 보였고 또한 낯선 영어 이어서 필경 불어에서 온 외래어려니 하고 잊고 있었으나 그 에다(枝)마메(豆)가 100개 중에 들어 있어 놀랐다. 일본사람들이 맥주 안주로 먹는 콩 이름에서 따온 말이 분명 하다.
차제에 지면을 빌려 100개(평년에는 4~5개 정도였음) 중에서 눈을 끄는 신조어 ‘mondegreen’ 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 단어는 말하는 사람의 뜻을 잘못 알아들을 때 쓰는 말이라고 되어있다. “구르는 돌에는 이끼가 끼지 않는다”라는 격언 해석에서 사람에 따라 몬드그린 할 가능성이 많다고 본다. 명사로도 쓰이고 동사로도 쓰인다. 실용되기까지는 좀 시간이 걸린다고 본다. mansikpyo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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