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들 “생활리듬 깨져” 볼멘소리
비디오업계 “대여 확 줄어” 한숨
베이징 올림픽 대회 열기로 워싱턴 한인사회에 새로운 올림픽 생활풍속도가 그려지고 있다.
밤새 올림픽 경기를 시청하느라 다음날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호소하는 한인들이 늘고 있는가 하면 아예 베이징 시간에 맞추는 시차 적응형까지 다양하다.
또 생업과 일은 뒷전으로 밀어두고 하루 종일 TV와 인터넷만을 끼고 사는 등 올림픽으로 인한 갖가지 새로운 생활패턴이 나타나면서 한인들의 일상을 뒤흔들고 있다.
직장인 이 모(39)씨는 요즘 들어 출근 후 졸음과의 싸움이 일상이 돼 버렸다. 대부분 올림픽 TV 생중계가 심야에 이뤄지는 관계로 보통 새벽 2~3시가 넘어서야 잠자리에 들고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매일 밤 TV시청을 하느라 잠이 부족해진 바람에 요 며칠 회사에서 비몽사몽으로 지내고 있다”며 “매일 밤 경기를 ‘보느냐 마느냐’로 고민하지만 한국 선수단이 매일 금메달을 따고, 볼티모어 출신인 마이클 펠프스의 수영 경기가 너무 흥미로워 연일 보지 않고는 못 배기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버크 거주 주부 이모 씨는 남편이 밤새 올림픽 경기를 본다며 잠을 설치는 바람에 가족들 생활리듬이 깨어져 버렸다고 하소연을 했다.
이 씨는 “남편이 퇴근 후 집에 오자마자 채널을 돌려가며 경기를 보고 밤새껏 인터넷으로 관련기사까지 다 찾아 읽는다”며 “아예 베이징 현지에서 벌어지는 한국 선수단의 경기일정을 벽에 붙여 놓고 있다”고 말했다.
잡화점을 운영하는 최 모(53)씨는 비즈니스에 지장을 받을 정도로 올림픽에 매여살고 있다.
직장에서는 하루종일 인터넷을 통해, 퇴근 이후에는 TV를 통해 거의 하루 10시간 이상을 올림픽 경기 시청에 쏟고 있는 것. 최씨는 “태극전사들이 선전을 하며 대한민국의 위상을 올리고 있는데 일이 중요하냐”며 “올림픽이 끝날 때까지 비즈니스에 지장을 받더라고 꼭 볼 생각이다”고 말했다.
칼 퇴근족들이 늘고 있는 현상도 새롭게 나타난 올림픽 풍속도와 무관치 않다.
직장인이나 자영업자들이 올림픽 경기를 보기 위해 일찍 귀가하는 바람에 회식도 1차에 끝나기 일쑤다.
주요경기 중계가 대개 오후 8시께부터 시작하는 관계로 이전에 집에 들어가야 편안하게 경기를 즐길 수 있다는 것.
한편 한인 여가생활의 한 몫을 차지하는 한국 비디오 시청도 올림픽으로 시들해지고 있다는게 업계의 볼멘 목소리다. 한 비디오 업소 관계자는 “올림픽으로 인해 비디오 대여가 현격하게 줄었다”면서 “올림픽이 빨리 끝났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박광덕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