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값 급등 여파, 파트타임 또는 ‘방콕’ 신세
부모들은 반기는 분위기
최근 다소 진정세를 보이고 있으나 예년에 비해 개스비가 평균 4달러선을 돌파하는 등, 크게 오르자 파트타임으로 용돈을 버는데 나서거나 그냥 불필요한 외출을 최대한 자제하며 집에서 휴식과 밀린 공부를 하는 한인 청소년들이 늘고 있다.
한모군은 이번 방학에 주로 방에 콕 박혀 지내는 이른바 ‘방콕’족으로 생활하다가 한 한인기관에서 주최했던 여름 캠프에 참가하게 됐다. 그는 “작년에는 이맘때 친구들과 차를 몰고 아울렛에 가서 백 투 스쿨 샤핑도 하고 수영장에도 놀러가고 그랬는데 올해는 개스비도 많이 올랐고 부모님들도 비즈니스가 잘 안되시는 것 같아서 조용히 집에서 주로 게임을 하거나 공부를 하면서 보내다 이번 캠프에 오게 됐다”고 말한다.
이렇듯 치솟는 개스 가격은 어른들 뿐 아니라 10대들에게도 타격을 주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많은 10대들이 신용카드를 사용하고 있지만 의류구입이나 취미 활동에 사용하지 못하는 반면 주유비로 더 많은 금액을 지출한다는 내용의 흥미로운 연구 결과도 나왔다. 비영리단체 주니어 어치브먼트의 표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9년 동안 10대들의 신용카드 사용액의 최고를 기록하던 의류구입비를 밀어내고 사상 처음으로 개스 구입비가 최고항목으로 등극했다.
차를 운전할 수 있는 몇몇 10대들은 차를 갖고 있다는 것이 자유로운 이동 수단이자 편리한 도구였지만 이제는 애물단지로 전락한 것이다.
청소년들의 경우 파트타임으로 버는 돈의 액수가 크지 않다 보니, 한번 연료 탱크를 가득 채울 때 들어가는 40~50달러의 돈을 감당하기가 쉽지 않은 편이다. 곧 개학이 되면 자동차를 직접 운전하고 다닐 경우 지출해야 하는 개스비 때문에 그냥 스쿨버스를 타야겠다는 것이 요즘 학생들의 솔직한 심정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녀들이 운전 중에 무슨 안 좋은 일을 당하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던 학부모들 중 일부는 오른 개스비가 아이들의 운전 욕구를 꺾어놓는다며 속으로 쾌재를 부르는 경우도 있다. 글렌뷰에 거주하는 심모씨는 “아들이 운전을 좋아하고 스피드 티켓을 받은 적이 있어 사고나 나지 않을까 걱정이 컸는데 개스비가 오른 만큼 운전하는 양도 줄어든 것 같아 내심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경현 기자> namu912@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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