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들, 정규직은 ‘별따기’…대부분 인턴
졸업후 90일내 취업못해 귀국 사례도 많아
9.11테러 이후로 가장 심각한 불황의 터널을 지나고 있는 미국 경제를 반영하듯, 지난 6~7월에 졸업한 유학생들의 상당수가 미국내에서 직장을 구하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현재 한국의 추세가 미국에서 유학을 마치고 학위만 얻은 사람들 보다는 단 1~2년이라도 미국내 직장 경력이 있는 경우를 선호하고 있다 보니 학업을 마치고 취업 비자(H-1B)를 얻어 경력을 쌓으려는 한인들도 늘고 있다. 하지만 올해는 내국인에게도 취업의 문을 쉽사리 넓히지 못하고 있는 미국내 기업체들이 외국에서 온 유학생들에게 비자 스폰서까지 해주면서 고용을 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예년에는 공부할 때 갖고 있던 학생비자로도 합법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선택적 직업 실습제도(OPT)를 통해 미국 회사에 취업한 뒤 몇개월간 인턴으로 있거나, 바로 정규 직원으로 채용돼 취업비자를 후원 받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코스였다. 하지만 올해는 취업 비자 스폰서는 꿈도 못꾸고 OPT 기간 만이라도 안정적으로 일하며 경력을 쌓고 싶은 학생들의 소망조차 실현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아트 인스티튜트 오브 시카고를 졸업한 정모(26)씨는 “작년이나 재작년에는 선배들이 뉴욕이든 시카고에서든 그래도 원하는 직장을 얻은 것 같은데 올해는 인턴으로 취업한 경우가 대부분이고 나 또한 그렇다”며 “인턴으로 경력을 쌓은 뒤, 원하는 곳에 정식으로 취업하고 싶다”고 전했다.
90일내로 직장을 구하지 못하면 출국해야 하는 OPT 규정 때문에 한달 반 정도 안에 일자리를 꼭 구해야 하는 유학생들은 더욱 초조한 모습이다. 시카고에서 학업을 마친 한모(28)씨는 “학위를 받고 경력까지 쌓으면야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올해는 힘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한국에서 바로 취업하는 것도 염두에 두고 지원서를 양쪽으로 모두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듯 올해는 인턴직에 만족하거나 그나마 인턴직도 원하는 곳에서 얻을 수 없어서 귀국하는 학생들이 많은 형국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내년에 학업을 마치는 졸업반 학생들의 걱정도 커지고 있다. 결국 한인 유학생들이 미국에 정착하거나 원하는 경력을 쌓기 위해서는 미국의 경제가 얼마나 빨리 회복되느냐가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경현 기자> namu912@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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