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러기 가족등, 환율 폭등따른 재정부담 가중으로
타주는 휴학·귀국 사례 속출
최근 원화 대비 달러 가치가 크게 오르면서 한국으로부터 송금을 받아 생활하고 있는 대학 유학생 또는 조기 유학생 가족이나 지상사 파견 주재원들이 환율 차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피하기 위해 휴학이나 일시 귀국 등을 고려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올초만 해도 환율이 달러당 1,000원선이었기 때문에, 유학생들이 한학기 동안 등록금이며 생활비로 2만달러가 필요하다고 하면 한국에서는 2,000만원을 보내주면 됐다. 하지만 최근 1,400원대까지 치솟았던 환율이라면 2,800만원을 한국에서 보내야 하는 상황이다. 금액이 올라갈수록 환차손이 커지기 때문에 등록금이 많을 경우라든가 원화 기준으로 월급을 받는 일부 중소업체의 주재원들의 경우 부담이 더욱 크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미 등록금을 지불한 현재 학기의 학업을 중단한다거나 정해진 임기를 그만두고 철수를 하기도 쉽지 않은 노릇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카고에 비해 물가가 높은 다른 대도시의 경우 다음 학기의 휴학을 결심하거나 예정된 일정보다 귀국일자를 앞당기는 주재원들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또한 LA와 뉴욕의 경우, 자녀를 조기유학시킨 이른바 기러기 가족들 중에는 환율급등에 따른 비용 부담으로 유학을 포기하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들중 주택을 구입한 경우, 이를 팔려고 내놓았지만 제때 팔리지 않아 지인 등에게 부탁하고 귀국한 사람들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타주와는 달리 중서부지역에서는 아직까지 한국으로 급거 귀국한 기러기 가족, 지상사주재원, 유학생 등이 쉽게 눈에 띄지는 않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1,500원을 넘을 듯한 기세였던 환율이 1,200원대로 대폭락했듯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므로 유학생들도 일단 이미 받은 생활비를 아껴쓰면서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다음 학기를 등록해야 하는 시기에도 이 정도 환율 수준이면 가정 형편상 한, 두 학기 일시적 휴학을 고려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경우도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높은 환율이 장기화 되면 문제는 심각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는 것은 물론이다. 시카고 무역관 김명구 부관장은“지금 같이 환율이 높은 상태로 지속된다면 시카고에 오기로 했던 한국의 시장개척단이 급등한 환율로 인해 일정을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또한 중소기업들의 경우 타격을 입을 수 있어 이를 대비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경현 기자> namu912@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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