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타운에 주거를 정하고 미국생활을 시작하는 한인 가족이 꾸준히 늘고 있다. 미국에 온지 얼마 되지 않은 데다 영어 문화권에 익숙하지 않은 탓에, 코리아타운에 산다는 것이 그들에게는 여간 편리하지 않다.
자녀를 위한 학교도 주거지 인근에 산재해 있기 때문에 큰 고민 없이 정착생활을 시작한 것이다. 실제 코리아타운에는 제법 여러 초등학교가 있으며, 새로운 학교도 계속 증설되고 있다. 초등학교에 비하면 많지 않지만, 중학교도 집에서 멀지 않은 거리에 위치해 있다.
그러나 8학년을 자녀로 둔 부모들은 더 이상 체념하며 자녀를 상급학교에 보낸다는 게 마음에 걸린다. 코리아타운을 포함하는 지역에 경쟁력 있는 중고등학교가 없기 때문이다. 용기 있는 부모들은 이미 초등학교 때부터 한참을 운전해야 갈 수 있는 원더랜드나 브렌트우드로 통학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아이가 다닐 학교 때문에 이사를 결심하는 경우는 적지 않다. 한국에서 누리던 사회적 지위나 번듯한 직장을 그만두고 미국에 살기로 결심한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아이들 교육이 아니던가.
학군이 좋다는 곳에는 이미 많은 한인들이 거주하고 있기 때문에, 그곳에는 마켓을 비롯하여 한인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여러 종류의 업소가 배치되어 있다. 자연스레 이동이 가능하다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일자리가 코리아타운에 있는데 아침저녁으로 교통 혼잡에 시달릴 것을 생각하면, 이도 용기와 희생이 필요한 일이다. 아울러 학교마다 너무 많은 한인 학생들로 인해 미국 교육이라는 실감이 나질 않는다는 것도 마음에 걸린다. 대학 지원 과정에서도 일차적으로 같은 학교 한인 학생끼리 경쟁하게 된다고 하니, 학군 좋다는 곳에 이사하는 것도 결국은 좋은 선택이 아닌 듯 하다.
연말이면 매그닛 프로그램 신청서를 받아들게 된다. 거주하는 지역을 넘어서 자녀를 보내고 싶은 부모들에게는 매우 좋은 기회이다. 아이가 받아들여지기만 한다면, 학교 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되니 매일 아이를 싣고 다녀야만 하는 부담은 면제되게 된다. 그러나 중·고등학교의 경우 대체로 프로그램을 신청한 지 5년이 지나야 즉 크레딧이 20점이 되어야만 자녀가 매그닛 프로그램에 받아들여진다.
따라서 크레딧이 미달된 채로 당장 고등학교를 선정해야 하는 경우, 매그닛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학교에는 진학할 수 없게 된다.
통학버스 혜택은 주어지지 않지만, 그래도 동네 학교가 아닌 다른 학교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아직은 있다. ‘차터스쿨’이 그것이다.
차터 스쿨은 일반 공립학교의 부족한 점을 일부 상쇄해 주는 교육기관이다. 학생들은 동일 교육구에 설립된 차터스쿨에 지원하여 추첨에 의해 입학이 허락된다. 그 차터스쿨이 인기가 좋은 경우, 경쟁률은 높아진다. 코리아타운이 포함된 LA 교육구에는 하나의 차터 고등학교가 있다. 바닷가 팰리세이즈에 위치한 이 학교는 평판도 좋고 대학 입학성적도 좋지만 통학 거리가 조금은 멀다. 스쿨버스 지원을 받는 매그닛 프로그램 학생이 아니라면, 코리아타운 주민의 아이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게다가 일반 지원 학생에게는 60개자리 밖에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결코 입학을 장담할 수 없다.
자녀를 지역에 위치한 학교보다 더 좋은 교육 프로그램이나 환경을 제공하는 학교 지역으로 이사를 가든, 아니면 추첨이라도 기다려야 한다.
어느 길이든 고통과 비용이 덜 드는 길을 골라야만 한다. 오늘부터라도 지원할 학교에 대해 조사하고, 필요하면 자녀와 함께 해당 학교를 방문하여 궁금한 점들을 충분히 확인하는 게 좋다.
알렉스 정
<윌셔학원 원장>
(213)500-90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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