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회 칼럼에서는, 성공한 학생의 조건으로, 고등학교 커리큘럼에 있는 여러 과목의 내용을 착실히 배워서 교양인의 기초를 다지는 것과, 도덕 윤리성을 갖춘 인격을 형성하는 것 등 두 가지 조건에 대해서 얘기하였다.

오늘은 성공한 학생의 세 번째 조건으로 타인을 존중하고 예의바른 인간관계를 맺을 줄 아는 성숙함과, 마지막 조건으로 적합한 커리어를 찾아서 경제적인 자립을 달성하려는 목표의식에 대해서 얘기하려 한다.

보통 원만한 인간관계란 사회생활을 하면서 타인과 부딪치지 않고, 적보다는 친구를 많이 만들줄 아는 기술을 말하다. 이 같은 people skill은 성인사회에서만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아직 학교에 다니는 청소년의 입장에서도 좋은 친구를 만들고, 친구관계를 유지하고, 선생님들과 여러 어른들과도 유연한 관계를 유지하는데 반드시 필요하다.

뛰어난 두뇌를 자랑하는 무례한 학생은 결코 교사들이 추천하고 싶은 학생이 아니라는 것을 기억하자.

유연하고도 효율적인 인간관계는 가정에서 배워야 한다. 뜻밖에 많은 가정에서 부자, 부녀, 모자, 모녀 사이가 편안하지 못하다. 부모자식 사이는 천륜의 관계이므로 웬만한 외부적인 영향 때문에 관계가 깨지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옛 가치관도 맞는 말이지만, 동시에 나 자신 외에는 비록 핏줄을 나눈 자식이라 해도 타인으로 생각하고, 여기에 맞는 대접을 해주어야 한다는 요즈음의 가치관도 음미해 볼 필요가 있다.

따뜻하고, 진지하고, 긍정적이고 상호존중의 원칙에서 이루어진 인간관계는 편안하고 행복한 가족관계를 맺는데 꼭 필요한 조건인 동시에, 가정의 울타리를 넘어서 학교생활과 사회생활에까지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성공의 필수적인 조건이다. 아이들에게 남을 존중하고 깍듯이 예의를 차리는 것을 가르치자.

끝으로 성공한 학생들은 자신의 능력과 성품에 알맞는 커리어를 찾기 위해서 목표를 정하고, 목표 달성을 위해서 열심히 준비하는 학생들이다. 누구든지 자신에 알맞는 커리어를 찾기 위해서는 ‘능력’과 ‘적성’이라는 두 가지 조건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이제 겨우 18세 전후의 학생들에게 자신의 능력과 적성을 정확히 파악해서 장래의 커리어를 정하라는 주문은 지나친 요구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급 대수에서 6번이나 낙제점수를 받은 학생이 장래 MIT에 진학해서 항공엔지니어가 되겠다는 학생의 경우나, 사람과 일하는 것보다는 기계와 일하는 것이 더 적성에 맞는다는 학생이 교사, 의사, 소셜워커와 같은 사람 중심으로 일하는 직업을 목표로 삼고 있는 경우라면 성공한 학생으로서의 조건에 꼭 들어맞는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전공이나 커리어 결정은 어느 날 갑자기 정하는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가정에서 학교에서 검토해 보고, 연구해 보고, 대화를 해본 다음에 자연히 나타나는 것으로 정하는 것이 실패의 가능성이 적다.

지금까지 ‘성공한 학생’이라는 다소 어색한 주제로 4가지 조건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한 가지 밝혀 둘 일은 여기서 말한 성공은 전혀 고정된 상태가 아닌 유동적인 상태라는 것이다. 과목을 착실히 배우는 것, 성숙한 인격을 갖추는 것, 원만한 인간관계를 맺는 것, 적합한 커리어를 준비하는 것 모두 본인의 노력과 주위의 도움으로 얼마든지 방향을 틀어서 성공의 길로 들어설 수 있다.

이 시대를 대변하는 ‘Can Do’ 정신을 제대로 발휘한다면, 성공한다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것은 아니다.

김순진
<밴나이스 고교 카운슬러·교육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