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원 노인들,“명절때도 자녀 방문 적다”아쉬움
세상이 각박해지면서 가족에 대한 소중함과 부모에 대한 효도 정신도 희미해지고 있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시카고 일원 요양원에 거주하는 한인노인들은 해마다 설날이나 추석 등 명절날이 되면 부모를 찾아와 맛있는 음식을 나눠먹고 대화를 나누던 자녀들이 지난 음력설에는 크게 줄었다며 아쉬워하고 있다.
몸이 불편하고 일상이 단조로운 연장자들이 거주하는 요양원에 근무하는 사람들의 경우 명절만이라도 친자녀들이 부모를 찾아와 즐거운 한때를 보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만 올 구정은 특히 방문자들이 급격히 적어져 안타깝다는 반응이다. 경기가 침체에 빠지면서 어떻게든 가계 지출을 줄이려는 가정에서 푸짐하게 차례상을 차리거나 평일에 시간을 쪼개서 노부모를 찾는 것이 쉽지는 않았겠지만 힘든 이민 생활 속에서 민족 고유의 명절까지 잊혀져가는 것이 안타깝다는 것이 이민 1세들의 심정이다.
반영균옹(89)은“1.5세들은 어려서 미국에 와서 명절에 대한 기억이 희미할 터이고 2세들은 미국에서 태어났으니 음력 설날을 잘 이해 못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것 같다”며 “하지만 명절이 갖는 의미는 대단한 것이 아니라 지금의 자신을 있게 해준 조상과 부모를 섬기면서 가족의 소중함을 되새겨 보는 것인데 그런 동양의 정신이 잊혀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로스 포인트 요양원의 최경희 한국부 책임자는“어르신들은 명절날이 되면 특히 향수에 젖으시고 외로움을 타시는데 아무리 경제가 안좋다지만 이번 설날에는 찾아오시는 자녀분들의 수가 현저히 줄어서 아쉽다”고 전했다.
글렌브릿지 요양원의 김광수 한국부 책임자는“요양원에 계시는 분들은 평소에 보고 싶은 사람을 보게 됨으로써 힘을 얻게 되고 또 그러면 건강에도 좋다며 “직접 만든 음식을 싸 갖고 와서 함께 먹으면서 얘기도 나누고 온 가족이 좋은 시간을 보내면 서로 희망과 용기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도 여러 자선 단체와 선교단에서는 요양원이나 노인아파트를 찾아서 새해 인사와 전하며 지금의 한인 커뮤니티를 일군 이민 1세대들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해 보는 이들로 하여금 훈훈한 감동을 느끼게 했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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