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기관으로부터 분리·자율화 추구…재정난 극복이 과제
시카고 일원 한국학교들이 교회, 성당 등 종교기관으로부터 분리돼 독립함으로써 종교적 구분 없이 지역사회의 청소년들에게 한층 더 다가서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이미 상당수의 한국학교들이 종교기관의 건물을 사용할지라도 운영면에서는 자율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적지 않으며 성당이나 교회 등 종교기관에 예속돼 있던 한국학교가 독립화 한다거나 아예 종교기관이 아닌 뜻을 같이 하는 개개인들이 모여 한국학교를 건립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성 김대건 한국학교가 지난달에 대건 한국학교로 개명하고 성당내 청소년 분과에서 독립해 이사회를 만들면서 자율적으로 운영되기 시작한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대건 한국학교의 이남수 이사는“한국학교가 독자적으로 운영됨으로써 신자들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한국어 교육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의 배움의 장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종교기관과 한국학교가 분리되는 것과 관련, 중서부 한국학교협의회의 강상인 회장은 “특정 종교기관에 한국학교가 속해있으면 아무래도 그 종교의 영향을 받기 마련이므로 학교가 독립화 된다는 것은 바람직한 측면이 많다. 하지만 독립적으로 운영되려면 건물 임대료를 비롯해 운영비가 너무 커서 감당하기 힘든 만큼 교회의 부속 기관으로 운영되면서 그 건물을 사용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이다”라고 전했다.
애초에 종교기관에 예속되지 않은 상태로 한국학교를 설립한 경우, 역시 운영자금 마련이 제일 큰 어려움이 됐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시카고통합 한국학교 및 버펄로 그로브 한국학교의 김순애 교장은 “1990년에 시카고 통합 한국학교가 개교했지만 아직 자체 건물이 없어서 호프만 에스테이츠에 있는 시카고 한인교회의 협조로 한국어 교육을 하고 있다”며 “요즘은 경기가 안좋아 학생 수까지 줄고 있어 힘든 상황이지만 질적으로 개선된 한국어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중서부 한국학교협의회에서는 시카고 일원 35개의 한국학교 중 과반수가 사실상 종교기관에 속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학교가 종교기관에 어떤 형태로든지 종속돼 있는지의 여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상호 보완적인 협력 관계를 형성하면서 한국어 교육이라는 본래의 목적에 부합하느냐가 관건이라는 지적이다.
강상인 한국학교협의회 회장은 “작년에 시카고 트리뷴의 한 기자가 한인 교회들이 한국학교를 설치하는 이유가 교인을 확보하기 위한 방편 중 하나라는 평가를 내린 적이 있다. 인정하기 불편하지만 이것이 어느 정도 현실일 수 있고 이 문제가 협의회에서 앞으로 계속 풀어가야할 과제”라며 “궁극적으로 한국어 교육 자체가 중요하지 어디서 하느냐는 부차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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