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역사상 첫 흑인 대통령이 선출된 역사적인 대선의 여운은 길었다. 그 분위기 속에 훼어팩스 카운티는 공석중인 의장을 뽑는 보궐 선거를 실시하였다. 4명이 입후보하였고 20년 수퍼바이저 경력의 셰론 불로바(민주)의 압승이라는 예상과 달리 스스로 정치 신인이라고 칭하는 팻 헤리티(공화)의 도전이 거셌다. 결과는 불로바가 1.1%차의 신승이었다.
앞서 언론은 이번 선거가 누구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을 만큼 치열하며 그렇기 때문에 한인과 이민자 등 소수계의 표심이 당락을 결정지을 수 있다고 했다. 박빙의 차로 당락이 결정되는 선거에서는 언제나 이민자들이 조명을 받는다. 이러한 치열한 선거전에 30년 역사를 자찬하는 어느 봉사센터의 정치적 행보가 커뮤니티에 이야깃거리가 되고 있다.
선거 운동의 막바지에 팻 헤리티 후보는 일간 신문 캠페인 전면광고에 자신을 후원하는 한인들의 사진을 실었다. 사진 속 인물이 모 봉사센터의 책임자였다. 민간 비영리 봉사센터가 특정 당, 특정 후보를 공식 지지한다는 입장 표명이라 납득이 되지 않았다. 팻 헤리티는 사전 동의 없이 타인의 사진을 쓰지 않는 분임을 알기 때문에 놀라움도 있었다.
비영리단체가 세금공제를 받는 501 (c) (3) 신청서를 보면 다음과 같은 문구가 있다. “귀 단체가 어느 정치적 후보의 선거 캠페인을 후원하거나 반대하는가? 만일 그렇다면 설명하시오.” 많은 비영리단체는 설립 취지가 정치활동이 아닌 이상 이 질문에 “아니오”라고 답을 한다. 사회복지가 주된 업무인 비영리단체는 특정 후보나 정당을 지원하거나 하는 일을 가급적 삼간다. 설립 의도와는 달리 정치에 이용될 수 있기 때문이고 스스로가 정치 도구나 어용 단체로 전락할 수 있는 내재적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 단체가 정치적 행보에 참여한다고 등록되었는지 알 길은 없다. 그러나 특정 정치 후보를 공식적으로 지지할 수 있는 입장에 있는지는 궁금하다. 만일 이들이 정치 행동에 대한 입장 표명이 없다면, IRS에 사실을 알리고 그들의 의견을 듣는 것도 비영리단체의 정치 참여에 대한 궁금증을 푸는 하나의 방법이리라.
그 단체의 리더는 개인 자격으로 후원한 것이라 말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문제의 심각성은 더더욱 크다. 어느 단체든 리더의 행동과 말이 중요하다. 대표성을 갖기 때문이다. 자신의 행동이 어떤 오해와 결과를 가져올지 가늠하지 못하고 행동하는 리더라면 이미 자격 미달이다. 더욱이 자신이 속한 단체를 자기 자신을 홍보하는 도구로 이용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우세도 열세도 없는 선거판에서 특정 후보의 돌풍이 거세니 이때를 이용하여 후에 사리를 생각한 순수하지 않은 목적의 접근이 아니었기를 바란다. 선거는 그들이 지지하지 않던 인사가 승리하였다. 비영리단체는 지방 정부와 밀접하게 일을 해야만 하는데, 비영리 민간단체임을 포기한 그들이 공개적으로 지지하지 않은 카운티 의장을 어떻게 대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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