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이다. 켄이 나를 향해 걸어오고 있다. 켄은 한 빌딩 안에서 근무하는 직원이다. 양쪽 귀에 두 손바닥을 펴서 살레 살레 흔든다. 입술은 물고기가 물을 들이키면서 물거품을 보글보글 만들어서 뿜어대는 것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 표현은 일본 스시집에 점심 먹으러 가는데 같이 가자는 것이다.
나는 점심을 거의 집에서 준비해 가지고 온다. 점심시간만 되면 사람들은 제일 행복한 것 같다. 왁자지껄 소란을 피운다. 우르르 한 떼거리가 시끌시끌 지진이라도 일어나 도망 나가는 사람들처럼 시끄럽게 밖으로 몰려 나간다.
그런데 점심을 먹고 들어올 시간인데도 한 떼거리의 사람들은 들어오지 않고 있다. 궁금한 마음 조바심에 못 견뎌 점심에 동참하지 않은 사람에게 물어 보았다. 사람들은 왜 돌아오지 않느냐고 물었다. 오는 도중에 자동차가 고장이 나서 보스가 데리러 갔다고 한다.
한참 후에 그들의 모습이 나타났다. 켄도 눈에 띄었다. 나는 켄을 보자마자 목청을 높여 크게 불렀다. 켄의 얼굴을 뚫어지라 바라보면서 말했다. “Shame on you.” 왜 자동차 정비를 하지 않고 운전 도중에 고장 나는 꼴을 당하느냐고 비꼬는 뜻이었다. 켄은 즉시 숨도 쉬지 않고 “That is a Hyundai.”라고 했다. 나는 가슴이 오무라지면서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 멍하니 그의 콧수염 난 얼굴만 바라보면서 할 말을 잊고 말았다. 마음속으로는 꼬집어 뜯어서 말한 것을 후회했다. 긁어 부스럼을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 소리도 못하고 책상으로 조용히 가서 자리를 지켰다. 26년 전, 1983년도의 기억이다.
남동생이 자동차가 필요해 이왕이면 애국하는 마음으로 한국자동차를 팔아주자는 뜻으로 현대자동차를 구입했었다. 역시 실망하고 속상했던 일들이 많았었다. 그 당시 현대자동차의 나이는 겨우 16살에 불과했다. 그때는 한국자동차에 대한 만족감이 없었다. 한국자동차 구입한 것을 무척 후회를 했었다. 그 해가 이민 첫 해였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한국자동차에 대한 관심과 애착은 식어져서 없어지고 말았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현대자동차 광고가 전파를 타고, 매스컴을 타서 세계를 뒤흔들어 놓는 것이었다. 신문, 라디오, TV에 줄을 지어 선전이 터져나오고 있었다. 아침저녁 출퇴근 시간에는 현대자동차가 여기저기 앞, 뒤, 양 옆으로 날개돋힌 듯 날아다니고 있었다. 기대하지 않았던 현상이 눈에 많이 뛰었다. 나는 흥분의 도가니에 빠지고 말았다. 한대 두 대 눈에 보일 때마다 숫자를 세었다. 경아로운 마음이 들었다. 매우 자랑스러웠고 우쭐한 마음이 들었다. 현대자동차가 많이 눈에 보인다는 것은 그만큼 한국이 발전했고 세계에서 뛰어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생각이 들었다.
2007년에는 ‘국가환경경영대상’에서 엄격한 심사를 통해 대통령상을 획득을 했다. 글로벌 100대 브랜드 선정에서 2006년 75위, 2007년에는 72위로 상승을 기록하고 있다. 26년 전의 불만족했던 사건이 다시 일어나지 않는 훌륭한 현대자동차가 되기를 바라면서 현대자동차 무궁한 발전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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