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사회 혜택 당당히 요구하자
정치력 신장만큼 후보들에 공약 실천 끌어내야
매번 선거철이 되면 한인 사회에 지지를 호소하는 후보들을 돕기 위한 후원회 결성이나 후원금 마련 행사가 이어지지만 막상 선거가 끝나고 나면 당선자들이 한인사회를 위해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일을 하는 것을 보기 힘들 때가 많다. 한인사회의 정치적 역량이 미미하던 시절에는 주류 정치인들의 당선을 돕기 위한 후원금을 마련해 전달하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었지만 이제는 주는 만큼 무엇을 받을 수 있는 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때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오는 4월 7일 선거에서는 시카고시와 일부 서버브 등 한인밀집거주지역이 속해있는 일리노이 5지구의 연방하원의원이 선출된다. 3월에 있는 예비선거에 출마하는 후보들만 21명에 달하고 해당 지구내 노인들을 중심으로 한인 인구가 적지 않은 숫자인 만큼 사실상 결선에 가까운 예비선거에서 한인들의 표가 몰리면 당락을 좌우할 수도 있는 상황인 셈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한인 유권자들의 신장된 정치력을 발휘하는 것 못지않게 한인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요구사항들을 관철시켜줄 수 있는 후보들에게 힘을 모아주고 선거가 끝난 뒤에 그런 공약이 실천되는지를 감시하는 시스템이 마련될 필요가 있는 것이다.
현재 한인사회 정치 활동은 특정 후보들을 위한 후원금을 모금해주는 일과 한인 유권자들이 특정 후보를 위해 투표권을 행사해 당선에 힘을 모아주는 일로 나뉜다. 후원금 자체를 모으는 활동은 이 분야에 오랫동안 관여해 왔던 이민 1세대들과 더불어 2세들의 가세로 체계를 잡아 나가고 있다. 하지만 한인들이 최대한 많이 유권자 등록을 한 뒤, 한인사회에서 원하는 정책이나 그랜트 획득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후보를 위해 표를 던져 당선에 일조함으로써 그 목표를 달성하는 정치 과정이 하나의 시스템으로 형성되지 못했다는데 문제가 있다.
후보들이 파악하는 선거구내 한인 유권자수보다 실제 유권자 등록률이 낮다거나 한인들이 강력히 지지하는 후보들이 낙선하는 것도 문제지만 한인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유권자 등록을 하고 투표장을 찾을 만큼 한인사회와 연관된 이슈를 뽑아내고 이와 관련된 후보자들의 공약을 얻어내는 것이 더 근본적인 과제이다.
오는 3월 예비선거를 위한 한 후원행사에 참가했던 단체장은 “이제 한인 정치 리더들도 지지하는 후보를 위해 얼마만큼의 자금을 모을지 목표액을 확실히 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그 후보가 당선됐을 때 특정 한인이 아닌 한인사회 전체를 위하는 길인 문화회관이나 연장자 아파트 건립 지원 같은 것을 얻어내는 것과 같이 구체적인 성과가 있어야 다수의 한인들의 힘을 모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인교육문화 마당집의 손식 선거담당자는 이제는 한인사회의 정치적 역량이 커진 만큼 선거가 끝난 뒤에도 정치인들이 이민자들과 소수계 커뮤니티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는지 계속 주의깊게 살펴 본 뒤, 한인사회도 혜택을 볼 수 있는 공약을 반드시 지킬 수 있도록 압력을 행사하는 단계로 나아가야 하고 이번 선거가 끝나도 이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소규모 비즈니스를 하는 경우가 많고 노인인구가 많아지고 있는 시카고 한인사회의 특성상 스몰 비즈니스 지원책과 연장자를 위한 주택이나 교통편 지원을 약속하는 후보들의 경우 적극적으로 후원하고 당선 뒤에는 이를 성사시킬 수 있도록 끝까지 지켜 볼 필요가 있는 것은 물론이다. 이 모든 것이 가능하기 위한 출발점은 한인들 한명 한명이 자발적으로 유권자 등록을 하고 귀중한 한 표를 직접 행사함으로써 한인사회 전체가 발전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는 것이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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