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일찍 찾아와 방황·고민 늘어…심지어 자살도
학부모 지도·관리 절실
최근 시카고 일대에도 청소년 자살 문제가 이슈화되면서 한인 가정에도 자녀들의 정신 건강 상태에 대한 관심과 염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3일 에반스톤 소재 옥튼 초등학교에 재학 중이었던 아쿤 루이스군이 화장실에서 목을 맨 채 발견돼 병원으로 후송되던 중 사망한 사건을 놓고 그 사인이 정말 자살인지 타살인지를 놓고 논란이 있었으나 결국 부검결과 자살로 결론이 나면서 청소년 자살 문제의 심각성이 부각되고 있다.
겨우 5학년이고 평소에도 명랑, 쾌활했으며, 풋볼을 좋아하는 그저 평범한 소년이 도대체 무슨 이유로 자살을 시도했는지에 대해 그 가족들은 강한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 공교롭게도 숨진 당일 그 학생은 수업 시간 중 한 교사로부터 꾸지람을 들었던 것으로 밝혀졌으나 이것이 직접적인 자살 동기인지는 불투명한 상태다.
언론에 보도되는 자살 사건 외에도 우울증을 겪거나 자살 충동을 느끼는 청소년들은 상당수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11학년 아들을 두고 있는 한 한인 학부모는 “아들이 다니는 고등학교에서 최근 자살 사건이 발생해 요즘 아이들이 무엇 때문에 그리 힘들어 하는지 좀더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경각심을 느끼게 됐다”고 전했다.
3년에 걸쳐 시카고대학 사회복지 행정대학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한인 가정 연구 프로젝트를 통해 약 300 한인 가정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인 2세 중학생들이 전반적으로 좋은 성적으로 건전하게 학교생활을 하고 있지만 그 가슴 속에는 스스로가 불행하다는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 밝혀졌던 것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시카고대 최윤선 교수는 “부모들이 착하다고 보는 아이들이 속으로 참 힘들어 하고 있는 면을 갖고 있을 수 있다”며 “종교 수련회에 가서 낮에 잘 놀다가도 밤에 숨겨놓은 얘기를 꺼내놓다 보면 ‘울고 싶다, 죽고 싶다’는 말을 하는 아이들이 많다는 실제 상황을 통해서도 우리 아이들의 고민이 심각하다는 것을 다시한번 돌아볼 때”라고 전했다.
청소년 정신문제 전문가들에 따르면 요즘 청소년들의 사춘기가 빨리 찾아오고 정신적인 성장도 빠른 만큼 청소년 자살 문제가 더욱 중요한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죽음을 예고하는 말의 반복 ▲귀중한 소지품 정리 ▲하루종일 자신의 처지에 대해 심하게 비관적인 말을 함 ▲불안, 초조감, 불면 ▲자살의 구체적인 방법을 언급 ▲급격한 기분의 변화 ▲총을 사거나 약을 사서 모으는 행동 등을 보일 경우 자살의 징후를 파악할 수 있다.
이럴 경우 학교를 통해서나 한인 상담 기관(복지회 773-583-5501, 여성핫라인 773-583-1392)을 통해 상담을 받거나 정신과 전문의를 통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학부모들의 적절한 지도와 관리가 필요하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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