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수영을 못했다. 만주 하얼빈 송화강 변에서 자란 사람치고는 이해하기 힘든다. 그 대가를 치룬 것이 1950년 6월28일 아침, 한국전쟁 때 한강을 건너보겠다는 모험을 하지 못하게 되었다. 배의 교섭이 안 되어 가슴 선까지 물에 들어가 지나가는 배에 올라타 겨우 한강을 건넜다.
지금의 과천 가는 부근 같다. 군용차가 몇 대 지나갔으나 학생복으로 변장해 차를 세우기 미안해 밤새 관악산을 넘느라 고생했다. 관악산 너머 친척 아저씨 되는 재무장교 조상호 대위 댁에서 여분의 작업복을 얻어 입고 29일 당시 시흥 국도 1번도로에서 군용차를 세워 시흥 우신 국민학교에 소재한 수도사단 사령부에 도착했다. 한강선 방위 작전에 참가했다가 안양 전투에서 실종되어 수원성 서쪽 발안장을 통해 아산만을 배로 건너 지나가는 버스를 이용, 대전 육군본부에 도착하니 내가 실종으로 처리돼 있었다.
나는 1962년 8월 5.16 반혁명 분자의 해외 축출의 일환으로 자의반 타의반의 해외 유학길에 올라 시애틀 소재 University of Washington 으로 유학을 가게 되었다. 2~3년의 유학을 생각한 것이 10년의 만학과 제2 인생을 학자로서 미국과 한국에서 보내게 되었다. 내가 시애틀에서 유학생으로 있을 때 공부 외에도 수영을 배우는 기회가 되었다. 해군에서 파견된 차 소령이란 분이 같은 대학에서 지리학을 공부하고 있었으며 그는 Sand Point라는 미 해군 기지에서 숙박하고 있었다. 같은 군 출신이라는 점에서 종종 식사를 초대받으며 그곳 수영장을 이용하는 기회가 있었다. 나는 한강을 건너는데 고생한 생각으로 다시 그러한 경우를 대비해 가능하면 물에 오래 떠있는 연습을 하였다. 그것이 나의 수영의 시작이었다. 아마도 1963, 4년경으로 생각된다.
나는 University of Washington에서 경제학으로 학사와 석사를 마치고 경제학 박사학위 과정을 밟기 위해 1966년 가을 학기부터 워싱턴 DC 소재 가톨릭 대학에 오게 되었다. 공부도 건강이 따라야 한다. 나는 시애틀에 있을 때와 같이 도서실에서 살았다. 다행히 도서실 옆에는 수영장이 있는 체육관이 있었으며 걸어서 2~3분 이내 거리였다. 나는 점심 후 약 20분 수영을 하였다. 나는 학생시절을 끝내고 다행히 그 곳에서 교수생활을 하게 되었으며 수영은 계속 되었다. 수영이라고 해야 준비운동 후 약 10분간은 매일 25야드 수영장을 7회 쉬지 아니하고 왕복하는 것이다. 수영 후는 목욕을 하고 나오는 바람에 집에서 목욕하는 시간이 절약되는 이점이 있었다.
내가 가톨릭 대학에서 은퇴한 후로는 집사람을 수영에 동참시키며 7회 왕복하던 수영을 10회 왕복으로 늘렸다. 나는 쉬지 아니하고 계속했으나 집사람은 쉬어가며 10회를 왕복하였다. 집사람은 수영 교육을 받은 까닭에 수영을 정식으로 하는데 비해서 나의 수영은 자작이다 보니 지금도 볼품없는 수영이다. 한국에 나갔다 미국에 돌아 와서는 주로 메릴랜드나 버지니아 스프링 힐 레크레이션 센터를 이용하였다. 집사람이 세상을 떠난 후는 두 수영장이 부부가 같이 다니던 곳이라 수영할 때 가끔 집사람이 생각나는 것이 흠이다.
나는 80세를 계기로 수영을 10회 왕복하던 것을 6회로 줄였다. 그러나 수영 전에는 약 10분간의 준비운동과 수영 약 20분간을 끝날 때까지는 쉬지 아니한다. 수영은 주중 5일간을 한다. 습관이 무섭다. 그리 고단함을 느끼지 아니한다. 아마 그동안 폐활량과 심장 훈련이 많이 된 듯하다. 수영 왕복을 6회로 줄인 대신 3회는 크롤이며 1회는 물 안에 들어갔다 나오는 정방형이고 1회는 손의 위치를 바꾸는 평형이고 마지막회는 반은 배영이고 반은 머리를 들고 하는 정방형이다. 수는 적어도 각종 스타일의 수영을 경험해보겠다는 생각이다. 수영 후는 15분간의 월풀을 하고 나온다. 나의 수영시간은 준비운동 목욕을 합해 약 1시간이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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