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 영국에 있는데 급하다, 돈좀 보내줘”
뉴욕의 한인들을 대상으로 한 e-메일 금전 사기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올 1월 평소 가깝게 지내던 한 지인으로부터 급전을 송금해달라고 요청하는 e-메일을 받았다가 자칫 사기 피해를 당할 뻔했던 이재은(베이사이드 거주)씨는<본보 1월15일자 A3면> 최근 또 다른 지인으로부터 동일한 내용의 긴급 도움을 요청하는 e-메일을 또 다시 받아들고 황당함을 금하지 못했다. e-메일은 영국에서 열리는 세미나에 참석하러 급히 뉴욕을 떠나느라 미리 연락하지 못했는데 현지에서 지갑을 도둑맞아 집으로 돌아갈 길이 막막하다며 호텔 숙박비 등을 해결하려면 1,800달러가 필요하니 가능한 빨리 송금을 부탁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이씨가 이에 앞서 1월에 받았던 또 다른 지인의 e-메일도 수법과 내용은 동일했지만 송금을 요청한 액수만 당시에는 2,500달러로 차이가 있을 뿐이었다. 해당 e-메일은 ‘당신 밖에 믿을만한 사람이 없으니 e-메일로 답장을 주면 미국에서 영국으로 송금하는 방법을 알려 주겠다’며 e-메일을 받는 즉시 답장을 부탁한다는 간절함이 담겨 있다. 이씨는 “1월에 처음 e-메일을 받았을 때에는 영국에 머물고 있다는 말에 당사자에게 전화를 걸 생각조차 않고 어떻게든 돈을 송금해 도울 방법만 생각했었다”며 “당시 경험 덕분에 이번에는 대번에 e-메일 금전 사기라는 것을 알아챘지만 동일한 e-메일이 여러 사람에게 동시 전송됐을 것이 분명한 만큼 행여 다른 한인들이 피해를 당할까 걱정스럽다”며 한인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1월에 e-메일 발송자로 지명됐던 이씨의 지인은 당시 누군가 자신의 e-메일을 해킹해 암호를 마음대로 바꾸는 바람에 본인조차 자신의 e-메일 계좌를 열 수 없었고 복구까지 여러 날이 걸렸던 당시 악몽을 떠올리며 “아직도 동일 수법의 사기가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이 어이없다”며 고개를 저었다.
이번 e-메일 금전 사기는 해커가 타인의 e-메일 계좌에 침입해 주소록에 올라있는 사람들 앞으로 거짓 상황을 꾸며 급전을 보내달라고 요청하는 내용의 e-메일을 일제히 발송하면서 생긴 일이다. 해외에 머물고 있다는 핑계로 당사자에게는 전화 대신 e-메일로만 연락을 당부하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e-메일 해킹을 통한 금전사기 피해를 당하지 않으려면 전문가의 조언대로 매 3개월마다 e-메일 계좌의 암호를 새로 변경하는 것이 현재로써는 최선의 예방책으로 꼽히고 있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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