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피었던 꽃은 영원히 죽는다. 인생의 확실한 착각은 시간마다 죽음에 가까이 가고 있다는 사실을 잊고 사는 것이다. 자살은 ‘들판에 핀 가장 감미로운 꽃 위에 때 아닌 찬 서리’와 같다. 자살을 원하는 자는 가련하나 죽음을 마다하는 사람은 더욱 가련할 뿐이다.
한국의 자살률은 OECD 국가 중 최고라고 한다(2007년 4월23일 런던 발표). 총 사망자 24만6,000명 가운데 자살은 1만2,047명으로 하루에 33명씩 자살을 택했다. 이 중에는 고령자(75세 이상)가 총 1,427명(남자 723명, 여자 704명)이었고 45~54세 연령그룹에서 총 2,144명이 자살했다. 암 환자들의 자살이 제일 많아 6만5,000명으로 26.7%를 차지했다. 다음 동기로 무직, 고독, 스트레스 직장 등이 열거됐다.
자살 방법은 농약 등 약물사용, 총기, 기차철로, 칼, 목매달기, 물에 투신, 연탄가스, 자동차 과속, 추락, 고층건물 추락, 존엄사 선택 등이며 인터넷으로 자살을 충동하고 집단자살 선동 사례도 있었다.
자살이 충동적이고 낭비인 듯해도 ‘더 이상 죽지 않는다’는 현명한 선택일 수도 있다. 자기과시일 뿐이지만 죽음은 높고 낮은 사람을 평등하게 만든다.
왜 자살행위가 빈번하게 일어날까? 자살은 해결책도 아니며 살아남은 유족들의 짐만 된다. 고통이 대물림된다. IMF 경제위기 때는 한강 투신자살이 빈번했다. 죽음으로 가족, 회사, 기관, 친지들은 부채 수습에 고생을 했다. 산 사람의 고생은 형언할 수 없었다.
죽음은 생명의 면류관일 수 있으나 자살은 도피행각이다. 잘 산 인생은 편안한 죽음을 맛볼 수 있다.
그러나 자살은 최악의 고통과 비극을 체험하게 된다. 자살은 살인행위이며 자기 학대다. 자살은 세상의 모든 신들도 노하게 만든다. 자살이 비참한 것은 아무 것도 해줄 수 없기 때문이다. 출생의 끝은 사망이나 자살은 도중하차에 불과하다. 태어난다는 것은 선택 없는 불행이고, 살아간다는 것은 숙명적인 고통이며, 죽는다는 것은 자살이나 타살이라도 비통한 사건이다. 레오 톨스토이는 “신생아는 태어나면서 울고 있으나 주위 사람들은 기뻐하고, 죽어서는 많은 사람이 울어도 죽은 사람은 미소를 띠우리라”고 했다.
자살은 책임전가이며 약속위반에 불과하다. 약속은 빚이고 신뢰, 책임, 실천, 명예, 신용들인 것이다. 폭풍(번민)이 지나면 더 아름다운 세상이 보인다. 삶의 경이로움은 씨름 뒤에 생기는 우정과 같다. 땀이 친해지고 단 것이리라. 정쟁도 싸우고 나면 애국이 되는 것이다. 북한 속담에 “바위 속에도 용수가 있다”, 그리고 “소나무가 죽으니 잣나무가 슬퍼한다”고 말한다.
한 알의 썩은 사과도 그 부분만 잘라내면 달게 먹을 수 있다. 아주 버릴 필요는 없는 것이다. 사람의 마음과 정신도 부패된 부분만 제거하면 유용한 인물이 될 것이다. 썩은 부분만 도려내면 쓸모가 생기는 것이 인생이다. 첫 난관만 피하면 큰 상이 기다리고 있다. 걱정보다는 행동이 강하다. 땀으로 꿈을 적시는 자는 정녕 아름답다. 땀이 달다.
자살은 피할 수 있다. 죽음은 끝마침이다.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은 무엇일까. 돈 벌고 놀기보다는 솔직하고 싶은 단 한사람을 찾아내는 과업이다. 털어놓고 싶은 친구 하나다. 그는 마음을 비워주고 살려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자살의 속성은 가장 연약한 모습일 뿐이다. 해결책은 본인의 결단에 달렸다. 자살이 마지막 잠일까? 최후의 깨우침이리라. 동포들이며, 살아남고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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